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둘째 딸이 서방의 대(對)러시아 제재에 맞서 경제 대응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푸틴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권력 승계 작업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푸틴 대통령의 차녀 카테리나 티코노바(36)가 최근 ‘러시아 산업ㆍ기업인연맹(RSPP)’ 공동 회장에 임명됐다고 보도했다.
RSPP는 러시아 최대 재계 이익단체로, 한국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성격이 비슷하다. 올해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부터 서방 제재에 맞서 경제를 견인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제재를 우회해 제3국을 거친 수입로를 찾는 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RSPP가 정계와 밀접하게 연결된 만큼, 푸틴 대통령이 권력 세습에 시동을 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더타임스는 “티코노바의 취임으로 그가 정치적 역할을 하기 위해 훈련받는다는 관측이 힘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향후 티코노바가 여당인 통합러시아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도 이어진다. 이번 재계 고위직 임명이 정계로 전면 등장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티코노바는 푸틴 대통령의 전처 류드밀라 푸티나가 낳은 두 명의 딸 중 둘째다. 외할머니 성을 따른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때 한국 해군 예비역 장성의 아들과 열애설이 불거져 한국에서 주목받기도 했다. 2013년 러시아 재벌 키릴 샤말로프와 결혼했다가 2018년 결별했다.
티코노바의 언니이자 첫째 딸인 마리아 보론초바는 모스크바국립대를 나온 소아 내분비학 전문가로, 네덜란드 사업가와 결혼했다는 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