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배구연맹(KOVO)이 연봉조정신청 상벌위원회를 통해 최홍석(34·OK금융그룹)의 손을 들어주면서 한국 프로배구에도 선수의 연봉조정 승리 사례가 나왔다.
OK금융그룹은 최홍석의 2022~23시즌 연봉을 4,000만원으로 책정한 소명 자료를 연맹에 제출했다. 이에 반해 최홍석은 연봉 7,000만원을 요구했고, 연맹 상벌위는 지난 13일 회의를 열고 지난 시즌 연봉 등을 고려해 최홍석의 제안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연봉 조정 결과는 재심이 불가하고, OK금융그룹과 최홍석은 연맹 상벌위 규정에 따라 조정 후 2일 이내인 15일 오후 6시까지 연봉합의서를 제출해 선수 등록을 마쳐야 한다.
상벌위 조정 연봉을 선수가 거부하면 임의 해지 선수로 공시된다. 구단이 거부하면 선수는 자유신분 선수로 자유롭게 이적할 수 있다.
그간 연봉 조정신청 사례는 몇 번 있었지만, 이를 최종 조정하는 상벌위가 열린 건 이번이 두 번째다. 2016년 OK금융그룹과 세터 곽명우의 상벌위가 첫 사례로, 당시에는 구단이 이겼다.
최홍석의 승리로 연봉 줄다리기는 끝이 나는 듯했지만, OK저축은행 구단은 14일 오전 연봉조정 심사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문을 냈다. "최홍석이 우리 구단과 최종 협상에서 요구했던 금액과 연맹에 연봉조정을 요청하며 제출한 자료의 금액이 다르다"는 이유다.
OK금융그룹은 최종 협상에서 최홍석에게 연봉 4,000만원과 옵션 1,000만원을 보태 보수 총액 5,000만원을 제시했다. 최홍석은 이때 연봉 8,000만원에 옵션 2,000만원을 더해 보수 총액 1억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OK금융그룹은 최홍석이 연봉 협상 과정에서 언급되지도 않았던 7,000만원으로 금액을 낮춰서 연봉 조정 신청을 하면서 결국 연봉조정에 패했다고 주장했다. OK금융그룹은 "(구단과 선수 사이에서) 언급되지 않은 금액에 대해서 KOVO와 상벌위에서는 구단에 사전에 고지하지 않았다. 구단이 알고 있던 것과 다른 금액으로 심사를 진행했다"며 "이와 같은 연봉조정 심사 과정은 향후 악용될 여지가 있다. 연봉협상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구단과 협상한 금액과 다른 금액을 소명자료로 제출해 심사가 될 수 있다"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