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대표 직무대행은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2019년 11월 탈북 선원 2명의 북송 사건 당시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조치는 부적절했다는 비판이다. 16명을 살해하고 넘어온 흉악범을 도저히 우리 국민으로 받을 수는 없었다는 민주당의 반박대로라면, 굳이 탈북 선원의 귀순 의사가 없었다고 해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도 전날 "(강제 북송 당시 사진을 보면) 끌려가지 않으려 발버둥치던 모습은 귀순 의사가 없었다던 문재인 정부의 입장과 너무나 달랐다"며 "만약 귀순 의사를 밝혔음에도 강제로 북송했다면 국제법과 헌법 모두 위반한 반인도적, 반인륜적 범죄행위"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과 여당 모두 '문재인 정부가 귀순 의사가 없었다고 했다'고 단정한 것이다.
그러나 사건 직후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록에는 이 같은 주장과 다소 다른 내용이 담겨 있다. 당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정부 합동조사 과정에서 "해당 선원들이 자필로 귀순 의사를 표명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문제는 '귀순의 진정성'에 있다. 김 전 장관은 선원들 발견 당시 ①북쪽으로 도주하려 했고 ②"죽더라도 북에서 죽는다"고 말했으며 ③체포 당시 귀순 의사 표시가 전혀 없었다는 점 등을 토대로 귀순에 진정한 뜻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선원들의 진술과 행동이 일관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통령실과 여당이 '절반의 사실'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셈이다.
당내에서는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북한 강제 북송 문제 해결에 '인권' 문제를 거론하고 있지만, 일부만 확대하면서 정치적 공세의 소재로 활용하려는 속셈이 뻔히 보인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시 북송할 수밖에 없었던 논리를 뒤집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확한 사실에 근거해야 여론을 설득할 수 있다"며 "이대로면 윤석열 정부 실책을 가리기 위해 전 정부를 걸고 넘어지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