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방한하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만난다. 한미 통화스와프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지만 이 총재는 "통화스와프는 재무부가 아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역할"이라며 선을 그었다.
한국은행은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 총재와 옐런 장관이 최근 세계 경제 및 금융시장 상황, 글로벌 정책 공조 등에 대해 한국은행에서 약 40분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일정이나 배석자에 대해서는 현재 조율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통화스와프를 논의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왔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연일 경제 위기 수준의 1,300원대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등 정치권에서도 옐런 장관 방한에 맞춰 "통화스와프가 재개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통화스와프는 신흥국의 금융 위기가 글로벌시장을 뒤흔들 우려가 있을 때 일시적으로 달러 유동성을 공급해 '급한 불을 끄는' 조치다. 우리나라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맺었다.
이 총재는 그러나 "재무장관과 직접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다만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양국 간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여러 방안을 고려하기로 두 정상이 말씀하셨다"며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옐런 장관 사이에 얘기가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앞선 두 번의 통화스와프는 미국이 한국을 포함한 다수의 신흥국과 체결했던 것이라며 "통화스와프는 복잡한 문제"라고 언급했다. 현재 원홧값 하락이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는 점에서 과거와 상황이 다르다는 점도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15, 16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 후 방한한다. 이 총재와 면담 이후 30명의 한국은행 여성 직원과 '경제학계와 여성'이라는 주제로 20분간 대담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