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단번에 0.5%포인트 올리는 사상 초유의 ‘빅스텝’ 금리 인상을 13일 단행했다. 물가급등과 임박한 한미 금리역전 등을 감안한 행보다. 금통위의 이날 빅스텝으로 기준금리는 기존 연 1.75%에서 2.25%로 올랐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ㆍ4ㆍ5월에 이어 이날까지 최근 약 10개월 사이 0.25%포인트씩 다섯 차례, 0.50%포인트 한 차례 등 모두 여섯 차례 인상을 통해 1.75%포인트 급등했다.
금통위 회의 전부터 빅스텝 전망이 파다했다. 상황이 그만큼 급박해졌다는 얘기다. 지난 5월 41년래 최고치인 8.6%까지 치솟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6월에도 추가 상승해 9%에 이를 것이라는 우려가 파다했다. 이에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3ㆍ5ㆍ6월 각각 0.25%포인트ㆍ0.5%포인트ㆍ0.75%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이달에도 0.75%포인트, 심지어 1%포인트까지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Fed가 이달에도 ‘자이언트 스텝’ 이상의 조치에 나설 경우, 미국 기준금리는 2.5%까지 올라 한미 금리역전이 발생한다. 금리역전은 외국인 투자자금의 한국 이탈, 1,310원까지 돌파한 환율 추가 상승 및 수입물가 상승 등 부작용의 악순환을 일으킨다. 한은 빅스텝은 국내외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완화하려는 목적과 함께,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안간힘이기도 하다.
반면, 미국과 동반 금리 인상 또한 부작용이 만만찮다. 당장 1,860조 원을 돌파한 가계부채 상환부담 급증이 심각하다. 이번 0.5%포인트 인상분만 대출금리에 반영해도 6조8,000억 원 이상 상환부담이 증가하고, 지난해 8월부터 치면 추가 이자부담만 23조8,300여억 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차주 1인당 113만 원 정도인 셈이다. 코로나 재유행까지 덮치면서 금리 급등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도 짙어지고 있다. 경제 전반에 걸친 선제적 위험관리가 더욱 절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