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유인 마약 투약·성매매 시킨 20대 징역 9년 6개월

입력
2022.07.15 00:05
'그루밍' 수법… 피해자 뇌출혈 반신불수
재판부 “필로폰 투약과 성욕 해소 이용”

자신에게 호감을 보인 여고생을 유인해 마약을 투약한 뒤 강제로 성매매를 시킨 20대 남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수원지법 제15형사부(부장 이정재)는 14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했다.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 5년간 신상정보 공개·고지, 7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2019년 초 자신을 좋아하던 여고생 B양을 알게 됐다. A씨는 B양에게 가출을 유도한 뒤 집을 나온 B양과 동거를 시작했다. A씨는 그해 7월부터 2021년 1월까지 B양에게 필로폰을 투약하고 성매매를 시켰다.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아동·청소년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그루밍'(심리적 길들이기) 방식이었다. B양은 결국 장기간 마약 부작용으로 뇌출혈이 발생해 반신불수 상태가 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17세인 피해자와 동거하면서 심리적으로 지배하고, 필로폰 투약과 함께 불특정 다수와 성매매를 하도록 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뇌경색으로 아픈 피해자를 차량을 태워 집에 돌려보내는 등 말로는 피해자를 사랑한다고 하지만, 필로폰 투약과 성욕 해소로 이용했다"며 "피해자는 반신불수 상태로 앞으로도 회복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가 B양을 유인해 동거한 혐의에 대해선 피해자가 법정 등에서 ‘동거할 생각으로 스스로 갔다’고 진술하는 점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다.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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