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전문가인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가 고위험군의 경우 반드시 4차 접종할 것을 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최근 10일째 '더블링'(확진자가 두 배씩 늘어나는 추세) 기록을 보인 가운데 나온 조언이다. 이 교수는 특히 요양병원에 있는 고령층 등에 대해선 5차 접종도 서둘러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지난 12일 TBS교통방송 '신장식의 신장개업'과의 인터뷰에서 "2주 전부터 확진자 규모가 늘어 전반적으로 이제 유행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오후 9시까지 국내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3만8,734명으로 전날 같은 시간 집계보다 2,929명 늘었다. 자정까지 합치면 4만 명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1주일 전인 6일 1만9,362명에서 2배 이상 증가하는 셈이다. 전날인 12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3만7,360명에 달해 지난 5월 18일 이후 55일 만에 3만 명대가 나왔는데, 하루 만에 다시 이를 뛰어넘었다. 지난 4일 이후 10일째 더블링 현상이 계속되는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다음 주 중 10만 명 확진자가 쏟아질 가능성도 있다.
이 교수는 확산세가 가팔라진 이유로 기존 백신의 면역 효과 감소, 장마로 인한 실내활동 증가와 새 변이의 강한 전파력을 꼽았다. 그는 "(코로나19 새 변이인) BA.5는 우리가 알고 있는 스텔스 오미크론보다 30% 이상 전파력이 강해졌고 백신 효과 또는 감염된 환자의 면역 회피 효과도 3분의 1 정도까지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따라서 "백신 맞은 분이나 감염된 분들도 감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BA.5는 지난 3월 코로나19 대유행을 주도했던 원조 오미크론(BA.1) 변이의 하위 변이 중 하나다. 원조 오미크론이 지난해 말 유행을 이끈 델타 변이에 비해 전파력이 2~3배 강했는데 이보다도 50%가량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이 교수는 "접종 전략을 다르게 가져갈 수밖에 없다"며 고위험층과 건강한 층을 구분해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우선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고위험군 같은 경우 새로운 백신이 나오기 전까진 기존 백신이라도 4차 접종을 꼭 맞으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존 코로나19 변이에 비해 감염 예방 효과는 떨어지더라도 중증 예방 효과나 사망 예방 효과는 기존 백신으로도 이제 90% 이상은 회복된다는 보고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요양원이나 요양병원 계신 분들은 가을이 되기 전에 5차 접종도 서둘러야 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개량 백신이 빨라야 9월이나 10월에 나올 예정인데, 물량도 전 국민한테 바로 맞출 수 있는 양이 제공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젊은 층과 3차 백신을 맞은 건강한 사람은 BA.5와 BA.5 변이에 대응할 새로운 백신DL 도입될 가을 이후 접종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3차 접종을 한 건강한 젊은 층들은 접종을 보류하거나 아니면 개량된 백신이 나오면 접종을 하는 전략으로 가는 게 맞다"며 새로운 백신이 나올 동안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 관리에 유념해 달라고 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1일 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회 회의 결과를 토대로 13일 재유행에 대비한 의료·방역 대응책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