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영화 관람료에 대한 소득공제를 추진하고 있다. 직장인의 문화 생활을 지원하면서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영화 산업을 되살리기 위해서다.
기획재정부는 21일 발표할 세법개정안에 문화비 소득공제 대상으로 영화 관람료를 포함하는 방안을 유력 검토하고 있다. 문화비 소득공제는 △도서 구입 △공연(연극·뮤지컬·콘서트 등) 티켓 △박물관·미술관 입장권 △신문 구독 등에 쓴 비용을 연간 100만 원 한도 내에서 30% 소득공제하는 제도다. 소득공제율은 신용카드 15%보다 높지만 대상을 연간 총급여 7,000만 원 이하 직장인으로 제한하고 있다.
관련 법이 올해 국회를 통과하면 내년부터 영화를 많이 본 직장인은 소득공제액을 높여 연말정산에서 유리해진다. 다만 연간 신용카드·체크카드 사용액이 연봉의 25%를 넘지 않으면 아무리 영화를 많이 관람했더라도 소득공제를 받기 어렵다.
영화 관람료 소득공제는 이미 예견된 제도이긴 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송강호 등 영화인들과의 만찬을 갖고 "영화 볼 때 쓰는 돈을 공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개 발언하면서다.
일각에선 이번 조치가 문화계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분야를 지원한 문화비 소득공제의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CGV, 롯데시네마 등 대형 영화관을 자회사로 둔 CJ, 롯데 등 대기업이 어부지리 혜택을 볼 수 있어서다. 대형 영화관은 코로나19 이후 영화 관람료를 3,000원 올려 도마에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