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가 인터넷에서 사제 총과 탄환 제작 방법을 배운 것으로 조사됐다. 여러 정의 총을 만들어 보며 성능을 개선하고 범행 전에 몇 차례 시험 발사도 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12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총 제작법을 유튜브 동영상 등을 통해 익혔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는 지난해 가을쯤 아베 전 총리를 죽이겠다고 결심, 범행 도구로 처음에는 폭탄을 만들려다 여의치 않자 총으로 변경했다. 그는 "폭탄은 아베 전 총리와 무관한 사람까지 죽기 때문에 표적을 노릴 수 있는 총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아베 전 총리가 피격된 현장과 가까운 나라현 나라시의 야마가미 집에선 그가 총 제작을 집요하게 연구한 물증이 나왔다. 사제 총이 5정 이상 압수됐는데, 아베 전 총리 저격에 사용한 총과 비슷한 구조였다. 야마가미가 사제 총이 충분한 완성도를 갖출 때까지 여러 차례 시험 제작을 했다는 의미다.
야마가미는 총기 부품과 화약 등을 비교적 손쉽게 구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집에선 인터넷 통신 판매 등을 통해 총 제작에 쓰인 물품을 구입한 전표가 나왔다. 야마가미의 자동차 화물칸에서는 알루미늄 호일로 감싼 쟁반이 몇 개 발견됐는데, 그는 "화약을 말리기 위해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야마가미가 총과 탄환을 모두 직접 제작했다고 보고 있다.
총기를 만든 뒤 야마가미는 몇 차례 시험 발사를 하며 범행을 준비했다. 그의 자동차에선 시험 발사에 사용한 널빤지가 나왔는데, 사방 약 1m 크기에 구멍이 여러 개 뚫려 있었다. 범행 하루 전인 7일 그는 통일교 시설에 총을 시험 발사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생활고를 겪는 것이 어머니가 통일교에 헌금을 많이 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통일교에 연설 영상을 보낸 아베 전 총리를 살해했다. 해당 시설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7일 새벽에 큰 파열음이 들려서 놀랐다. 아베 전 총리가 피격당하는 영상에서 나오는 소리와 똑같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