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학교와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공학에 기반을 둔 의과학자 양성에 나선다.
오연천 울산대 총장과 이용훈 울산과학기술원 총장은 11일 울산대에서 ‘의과학자 양성을 위한 학술교류 협정’을 맺었다
협정에 따라 양 대학은 내년 2학기부터 울산의대 학부생과 석·박사과정을 대상으로 전공기초교육을 하는 의사과학자 HST트랙, 울산과학기술원 학부생을 대상으로 해부학 등 임상중심교육을 하는 의공학자 HST트랙을 운영한다. HST(Health Sciences and Technology)는 미국 MIT와 하버드의대가 과학과 기술을 접목해 의과학자를 공동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다만 미국 MIT-하버드의대 HST가 학부과정에 그친 데 비해 UNIST-울산의대 HST는 석·박사 과정을 아우른다.
울산대 관계자는 “공학적 관점에서 기술혁신을 주도할 의과학자 양성을 목표로 국내 최초 예과, 본과, 대학원의 전주기적 의과학 교육인 ‘한국형 HST 프로그램’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협정은 코로나19 사태 등을 계기로 치료제와 백신개발 등 의과학자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면서 시작됐다. 실제 글로벌 제약회사인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함께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의과학자들의 연구 성과다. 최근 25년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의 40%도 의과학자다. 우리나라에도 의과학자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대학병원 교수로 재직하면서 연구와 진료를 병행하고 있어 제대로 된 연구를 수행하기 어렵다. 의대 졸업자 중 기초의학교실로 진로를 선택하는 비율은 1%도 안 된다.
오연천 울산대 총장은 “최근 국민경제와 산업에 있어 가장 큰 화두는 융합적 및 협력적 사고 기반의 혁신”이라며 “양 대학의 융합과 협력을 통해 울산이 의과학 분야 인재 양성에 중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용훈 UNIST 총장은 “공학을 아는 의사, 의학을 아는 공학자가 바이오 및 게놈 등 분야에서 연구 성과를 낼 것”이라며 “이번 학술교류를 바탕으로 공학, 자연과학 등 10개 전공이 참여하는 의과학원을 개설해 노벨상 의과학자 배출에도 도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