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국내 통신3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만남의 최대 화두는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 고도화였다. 정부는 5G 서비스 중간요금제 도입과 농어촌 서비스 강화, 설비투자 확대 등을 통신 3사에 요구했다. 특히 이날 간담회 직전 SK텔레콤이 준비 중인 5G 중간요금제의 윤곽이 알려지면서 정부와 통신3사는 치열한 수 싸움을 시작했다. 통신3사는 이르면 8월 중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한다는 입장이지만, 통신사들이 준비 중인 5G 중간요금제 내용에 대한 실효성 지적이 많은 만큼, 정부와 통신사 간 줄다리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11일 이 장관과 유영상 SK텔레콤·구현모 KT 사장·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서울 중구에 위치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간담회를 개최했다. 정부는 ①5G 중간요금제의 조속한 도입과 ②5G 설비투자 강화 및 농어촌 지역 서비스 개선 ③인공지능(AI)·데이터·클라우드 등 디지털 기술 투자 확대 등을 통신3사에 요구했다.
5G 중간요금제는 윤석열 정부의 핵심 공약이다. 현재 통신3사의 5G 요금제는 데이터 제공량 12GB 이하(5만5,000원) 또는 110GB(7만 원 이상) 이상 등 둘로 나뉘어져 있다. 정부는 통신3사가 사실상 고가 요금제로 소비자 선택을 유도한다고 보고 올해 3분기 안에 5G 중간요금제 도입을 유도하고 있다. 농어촌 지역 5G 서비스 개선의 핵심은 기지국 등 추가적인 설비 투자가 핵심이다.
이날 이 장관은 "공공요금 인상과 소비자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는 등 국민들의 삶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민의 필수재인 통신 서비스의 접근권 제고와 선택권 확대를 위해 이용자 수요에 맞는 5G 요금제를 출시하고 농어촌 지역 5G 서비스를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통신시장이 5G를 넘어 6세대(6G) 이동통신으로 나가고 있는 만큼 관련 산업 주도권 확보를 위한 통신 대기업의 역할을 압박했다. 그는 또 "AI, 데이터, 클라우드 등 디지털 기술·서비스 개발 등을 위한 통신사의 적극적인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통신사들이 독점사업자로서 통신산업을 운영하며 축적한 데이터 관리와 AI통신기술을 미래산업에 적극 활용해달라는 주문이다.
이에 통신3사는 5G 고도화와 미래산업 투자에 "적극적 역할"을 일단 약속하면서도 재정 문제 등 현실적 어려움도 언급했다. 황 대표는 "통신사들이 5G 중간요금제를 검토하고 있지만 재무적 압박을 받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정부의 5G 주파수 28㎓ 대역 활성화 요구에 대해서도 통신사들은 경제적 부담 등을 이유로 '민관 워킹그룹(협력체)' 구성을 통한 속도 조절을 요구했다. 구 대표는 "사업자와 정부 간 인식 차이가 크기 때문에 워킹그룹을 만들어 연구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28㎓ 대역 5G 주파수는 속도가 빠르고 장거리 이동이 가능하지만, 장애물을 회피하는 회절률이 약해 아직까진 상업적 활용도가 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