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암살범 연관 루머' 일본 생추어리협회 "전혀 관계없다"

입력
2022.07.11 15:20
용의자 야마가미 "통일교 원한 가졌다" 주장에
"용의자 본인도 분파 소속 아니냐" 의혹 제기
생추어리협회 "일본에선 총기 소유 지지 안 해"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살해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가 교인으로 속했다는 소문이 돌았던 '세계평화통일성전' 일본 본부(통칭 일본 생추어리협회)가 공식 성명을 통해 야마가미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생추어리협회는 야마가미의 모친이 속했다고 알려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의 분파로 2015년 설립됐으며 현재는 통일교와는 완전히 별도의 종교 단체다.

11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생추어리협회는 지난 9일자로 공개한 성명문을 통해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죽음에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면서 "야마가미 용의자가 본협회에 속했다는 보도가 있어 성명문을 보낸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본 생추어리협회는 야마가미 용의자와 전혀 관계나 접점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성명이 나온 이유는 일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퍼진 루머 때문이다. 야마가미는 경찰에 "모친이 특정 종교에 소속된 것에 원한을 느꼈고, 이 때문에 그와 연관된 아베 전 총리를 공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특정 종교'가 통일교로, 총격의 동기가 '종교적 이유'로 알려지면서 야마가미 본인의 소속이 통일교의 분파인 생추어리협회가 아니냐는 추측까지 번진 것이다.


야마가미가 일본에서는 드물게 사제 총기를 사용한 점도 '총'과 연관이 있는 생추어리협회의 주목도가 높아진 원인이다. 이 교단의 미국 본부인 생추어리처치에서 열리는 합동 결혼식에서 참석자들이 총기를 지참한 모습은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생추어리협회는 이 모든 추측이 사실이 아니라고 전했다. 이들은 성명문을 통해 "미국 내 총기 보유는 수정헌법 제2조에 따른 권리"라면서 "일본에선 일본 헌법을 어길 의사가 없다"고 해명했다. 협회 측은 "총에 의한 야마가미 용의자의 범죄와 생추어리협회를 연관시키려는 악한 의도를 가진 행위에 대한 사죄와 철회를 요구한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한편 야마가미의 모친이 속한 것으로 지목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본파)은 이날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야마가미의 모친이 협회원으로 월 1회 정도 행사에 참석한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이들 역시 야마가미 본인은 교단과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