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찰청 소속 경찰관들이 행정안전부 내 경찰 조직 신설에 반발해 경찰 독립성·중립성 보장 문구가 적힌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하기로 발표했다가 하루 만에 철회했다.
11일 인천경찰청 공무원직장협의회(인천직협)에 따르면, 인천직협은 전날 경찰관 7,000여 명이 이날부터 '경찰 독립성 중립성 보장, 오직 국민을 위한 경찰' 문구가 적힌 마스크를 착용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인천직협 측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경찰을 지휘·감독한다는 명분으로 행안부에 경찰 업무 조직(경찰국)을 두겠다는 것은 경찰을 정치권력 하에 직접 통제하겠다는 시도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치적 중립'과 '민주적 통제'라는 경찰 개혁의 기본 정신과도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인천직협은 "행안부의 ‘장관의 경찰청장 지휘규칙’ 제정은 경찰법·정부조직법 등 법률에 정면 위배돼 법치주의를 훼손한다"며 "민주적 통제기구인 경찰위원회의 역할을 축소·침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직협은 이어 "경찰권 비대화가 우려된다면 경찰위원회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하고, 국민 안전을 전제로 자치경찰제 실질화, 국가수사본부 독립성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행안부의 독단적 통제 시도는 권력에 취약한 경찰 탄생과 직결됨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천직협은 그러나 이날 갑자기 마스크 착용 발표를 철회했다. 이태식 인천직협의장단 위원장은 "마스크 착용이 단체행동으로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내부 검토를 거쳐 안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상민 장관은 직협 차원에서 경찰국 신설에 반발해 삭발과 단식 등에 나선 것에 대해 '정치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장관은 지난 5일 경찰위원회 임시회의 참석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일선 경찰의 반발이 아니라 직협의 단체행동"이라며 "일부 야당 주장에 편승하는 듯한 정치적 행위"라고 말했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도 이날 “국민께서 과도하게 느끼는 방식의 의사표현이나 집단적인 행동은 국민 공감을 받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