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볼보는 그 어떤 자동차 브랜드보다 ‘전동화’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며 현재와 미래에 집중하고 있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PHEV는 물론이고, 순수 전기차까지 연이어 제시하며 ‘볼보의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순수 전치가 C40 리차지와 XC40 리차지는 단순히 ‘브랜드의 전기차’ 이상의 가치를 제시하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볼보의 컴팩트 SUV, XC40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다시 마주한 XC40 B4 인스크립션 AWD는 과연 어떤 매력과 가치를 제시할까?
시승을 위해 준비된 볼보 XC40 B4 인스크립션 AWD(이하 XC40)는 XC40 특유의 컴팩트한 체격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브랜드가 밝힌 제원에 따르면 XC40은 4,425mm의 전장을 갖고 있으며 전폭과 전고 역시 각각 1,875mm와 1,640mm으로 전형적인 ‘컴팩트SUV’의 모습을 갖췄다. 덧붙여 휠베이스는 2,702mm에 이르며 공차중량은 AWD 및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등 각종 요소들이 더해지며 1,795kg에 이른다. 전체적으로 체급 대비 무겁게 느껴진다.
깔끔히 다듬어진 북유럽의 디자인
XC40의 디자인은 무척 현명하다. 작은 체격에 다양한 디테일 더해질 경우, 자칫 복잡하게 보일 수 도 있는데 볼보의 디자이너들은 이를 잊지 않았다. ‘스웨디시 미니멀리스트(Swedish Minimalist)’로 정의된 스타일을 적용했다.
이러한 디자인 기조 덕분에 60 클러스터, 90 클러스터 등 상위 모델들과 유사한 ‘이미지’를 제시하면서도 확실한 차별화를 이뤄낸 것이 XC40 디자인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실제 XC40의 전면에는 볼보 브랜드의 최신 디자인 아이덴티티가 효과적으로 제시된다. 깔끔한 아이언 마크와 함께 어우러진 프론트 그릴과 볼보 특유의 ‘토르의 망치’ 시그니처 라이팅이 연출하는 모습은 말 그대로 ‘볼보의 얼굴’이라 할 수 있다.
대신 측면에서는 깔끔하고, 간결한 모습이다. 직선 중심의 연출과 간결하게 다듬은 실루엣을 통해 컴팩트 SUV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여기에 클래딩 가드, 투-톤의 알로이 휠 등으로 보는 즐거움을 살린다.
후면 역시 다른 볼보의 디자인과 비교한다면 무척 단순하게 다듬어진 모습이다. 그러나 볼보 고유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볼보 레터링을 더한 트렁크 게이트를 통해 ‘볼보의 아이덴티티’를 보다 선명히 드러낸다.
인스크립션의 매력을 느끼다
비슷하지만 ‘간결해진’ 외형처럼 XC40의 실내 공간 역시 ‘간결한 볼보의 공간’을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컴팩트 모델을 위한 전용의 대시보드 및 디테일을 더하여 차량의 중심을 잡았으며 다양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볼 수 있는 세로형 디스플레이가 큼직하게 자리한다. 이외에도 4-스포크 디자인의 스티어링 휠 및 디지털 클러스터 등이 ‘볼보의 매력’을 더하는 모습이다.
컴팩트 모델인 만큼 고급스러움에 있어서는 다른 볼보 차량들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반대로 누가 보더라도 ‘볼보의 차량’이라는 걸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세로형 디스플레이 패널은 여느 볼보의 차량과 같이 직관적인 GUI를 통해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다룰 수 있다. 여기에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모든 기능들이 완벽한 ‘한글화’를 통해 특정 기능을 찾아 헤매거나 매뉴얼을 뒤적거리는 일은 존재하지 않아 그 만족감이 상당했다.
다만 ‘컴팩트 모델’이라 그런지 평소의 바워스&윌킨스 사운드 시스템이 아닌 ‘하만카돈’ 사운드 시스템으로 만족해야 한다.
실내 공간은 준수하다. 실제 XC40의 1열 공간은 볼보가 자랑하는 우수한 질감과 설계가 반영된 시트가 더해져 그 만족감이 더욱 높인다. 특히 시트의 쿠션감, 그리고 촉감에서도 ‘볼보 고유의 매력’을 느끼게 한다.
2열 공간은 아주 넓다고 하기엔 부족함이 있지만 그래도 레그룸 부분에서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박시한 차량의 실루엣 덕분이지 헤드룸 또한 제법 넉넉히 마련되어 공간의 여유를 더한다.
박시한 SUV 스타일의 형태로 동급의 SUV 대비 비교적 넉넉한 460L의 공간을 제시한다. 게다가 적재 공간의 형태가 ‘각이 명확한’ 박스 형태로 다양한 짐을 효과적으로 적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2열 공간을 모두 폴딩할 수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더욱 넉넉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심장을 품은 XC40
XC40의 보닛 아래에는 48V 기반의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더해졌다.
197마력과 30.6kg.m의 토크를 제시하는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은 상황에 따라 10kW의 힘을 더할 수 있는 전기모터와 함께 ‘B4 파워 유닛’을 구성한다. 여기에 8단 기어트로닉, 그리고 AWD 시스템이 더해져 준수한 주행 성능을 보장한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더욱 쾌적한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제시할 뿐 아니라 ‘가솔린 SUV’로는 준수한 효율성을 제시한다. 실제 XC40의 공인 연비는 10.1km/L(복합 기준)이며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8.8km/L와 12.1km/L다.
다루기 좋은 스웨디시 컴팩트, XC40
차량을 충분히 둘러보고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XC40의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작은 체격, 그리고 일부 소재와 연출의 아쉬움이 있지만 ‘볼보 특유의 감각’이 고스란히 느껴지며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느낄 수 있었다. 과장되지 않고, 깔끔하고 알차게 구성된 공간이 만족감을 더한다.
더불어 이전의 T4 엔진과는 사뭇 다른 B4 엔진의 ‘한층 정숙해진 매력’은 여전히 인상적이다.
전기차로 개발된 C40 리차지, XC40 리차지와 비교하긴 어렵지만, 전기 모터의 적극적인 개입 덕분인지 XC40의 움직임 역시 무척 쾌적하다. 특히 과거의 T4 엔진 시절과 비교한다면 말 그대로 압도적인 매력이다. 발진 시의 진동, 소음이 억제된 것 만으로도 주행의 가치가 돋보였다.
게다가 발진 이후의 주행 역시 매끄러웠다. 절대적으로 우수한 출력은 아니지만 컴팩트 SUV로서는 충분히 좋은 성능이라 할 수 있었다. 덕분에 발진 가속 외에도 추월 가속이나 고속 주행 등의 상황에서도 차량의 성능이나 성능 구현 등에 있어서도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다.
B4 엔진과 합을 이루는 8단 자동 변속기 역시 제 몫을 다한다.
실제 변속 타이밍이나 변속의 속도 등 주행 전반에 걸쳐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다. 덕분에 일상적인 주행 상황은 물론이고 드라이빙 모드를 바꿔 주행을 하더라도 상황에 적합한 변속을 제시한다.
다만 개인적인 취향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패들시프트가 없는 점이 아쉬웠고, 또 수동 변속 조작 방식이 무척 번거롭게 느껴졌다.
볼보는 전통적으로 ‘기계적 신뢰’를 바탕으로 한 견실한 주행을 제시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조금 더 세련된 스타일과 쾌적한 승차감을 강조하며 ‘더욱 다채로운 매력’을 제시하고 있다.
XC40 역시 마찬가지다. 이전의 T4 시절에는 말 그대로 기계적인 움직임을 제시했다. 작고, 탄탄한 차체, 그리고 주행 한계에만 초점을 맞춘 여러 셋업 들이 ‘차량의 주행 성능’을 보장했지만 반대로 탑승자의 피로감을 키웠다.
그러나 B4 파워트레인이 탑재된 이후의 XC40은 한층 여유롭고, 세련된 모습이다. 이는 새로운 컴팩트 플랫폼인 CMP에 대한 경험이 쌓인 것과 동시에 ‘새로운 하체의 조율’ 방법을 마련한 덕분이라 생각한다.
실제 노면의 대응 능력은 이전보다 한층 부드럽게 느껴진다. 순간적으로 전륜 서스펜션에 부하가 더해질 때의 반응은 XC40이 파워트레인은 물론이고, 차체와 주행 전반에 걸쳐 꼼꼼하고, 적극적인 개선을 겪었음을 확신하게 만든다.
한편 볼보는 이러한 변화와 함께 ‘여전히 우수한 주행 한계’를 더해 XC40의 경쟁력을 높이며 볼보 특유의 다채로운 편의사양, 안전사양, 그리고 파일럿 어시스트 등의 기능을 더해 ‘가성비’까지 챙기는 모습이다.
좋은점: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비롯한 차량 전반의 개선, 우수한 패키지
아쉬운점: B&W 사운드 시스템의 부재
여전히 매력적인 컴팩트 SUV, XC40
최근 국내 수입자동차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진 볼보가 제시한 컴팩트 SUV, XC40은 데뷔 이전의 아쉬움을 확실히 지워냈다. 단순히 좋아졌다라고 하기엔 ‘파워트레인’과 주행 전반이 개선된 만큼 그 ‘만족의 차이’는 더욱 크게 느껴진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으로 잠시 잊혀졌지만 XC40은 여전히 매력적이고, 또 설득력 있는 차량이라 생각됐다.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몰 용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