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사망에도 10일 참의원 선거한다"... 보수 더 결집하나

입력
2022.07.0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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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헌법에 자위대 명기 개헌 추진 
보수 아이콘 사망에 보수 결집 예상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사망은 10일 참의원(상원) 선거를 이틀 앞두고 돌출한 초대형 변수다. 일본 정부는 아베 전 총리가 총격을 당한 직후 “참의원 선거 일정을 바꾸거나 연기할 계획은 없다”고 발표했다.

일본 언론은 아베 전 총리가 소속된 집권 자민당이 우세하다고 선거 판세를 분석해왔다. '우익 아이콘'인 아베 총리의 참사는 보수 표심을 더 결집시킬 가능성이 크다.

일본 언론, 여론조사서 여당 과반 달성 예상

요미우리, 아사히, 마이니치 등 일본 신문들이 이달 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자민당과 연립 여당인 공명당은 선거에서 무난하게 과반 의석을 점할 것으로 예상됐다. 아베 전 총리의 사망에 일본인들이 심리적 충격을 받으면서 선거가 여당에 더 유리해졌다는 조심스러운 분석이 나왔다.

아베 전 총리는 2020년 건강 문제로 8년 만에 총리를 사임했지만,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세이와 정책연구회의 회장으로서 영향력을 유지하는 중이었다. 일본 자위대의 존재를 헌법에 명기하는 개헌을 필생의 과업으로 삼았지만 일본 안팎의 견제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아베 총리의 사망으로 위기감과 분노를 느낀 보수 유권자들이 똘똘 뭉치면 여당 득표율이 올라가게 된다. 여당이 개헌안 발의에 필요한 참의원 의석수(3분의 2 이상)를 유지할 가능성도 커졌다. 이번 참의원 선거에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해양 진출 등으로 안보 위협이 커지면서 자위대를 명기하는 개헌이 핵심 이슈로 떠오른 상황이다. 보수 유권자들은 아베 전 총리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여당에 더욱 힘을 줄 공산이 크다.

이헌모 일본 주오가쿠인대 교수(정치학)는 "아베 전 총리의 피격으로 동정표가 더해져 참의원 선거는 자민당의 압승이 될 것"이라며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권력을 강화할 큰 기회가 주어졌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최진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