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신' 나달 vs '악동' 키리오스... 윔블던 준결승 맞대결

입력
2022.07.07 16:44



메이저 테니스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 경신에 도전하는 ‘흙신’ 라파엘 나달(4위·스페인)과 ‘악동’ 닉 키리오스(40위·호주)가 윔블던 준결승에서 만난다.

나달은 7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8강에서 테일러 프리츠(14위·미국)를 4시간20분 혈투 끝에 3-2(3-6 7-5 3-6 7-5 7-6)로 꺾었다.

메이저대회 단식 최다 우승 기록(22회)을 보유하고 있는 나달은 23번째 우승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나달이 윔블던을 우승하면 올해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에 이어 3회 연속 메이저대회를 제패하게 된다.

결코 쉽지 않은 경기였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나달은 2세트 도중 메디컬 타임을 외쳤다. 이후에도 거의 서서 서브를 넣을 정도로 정상적인 경기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나달은 포기하지 않았다. 집중력을 높인 나달의 노련한 플레이에 프리츠가 말리기 시작했다. 경기가 길어질수록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힌 프리츠의 범실이 나오기 시작했고, 나달은 이틈을 놓치지 않고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나달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힘든 경기였다. 이겨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부상 정도에 대해서는 "솔직히 복부가 좋지 않았고 서브 방법을 바꿔야만 했다. 경기를 끝까지 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코트의 에너지가 나를 도왔다"고 설명했다.


나달의 준결승 상대가 만만치 않다. 이날 크리스티안 가린(43위·칠레)을 3-0(6-4 6-3 7-6)으로 완파한 키리오스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코트에서 분을 삭이지 못하고 사고를 자주 쳐 '코트의 악동'으로 불리는 키리오스는 이번 대회에서도 두 차례나 벌금 징계를 받는 등 여전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경기력만큼은 한결 성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키리오스는 이번 대회 3회전에서는 세계랭킹 5위 스테파노스 치치파스(그리스)를 3-1로 제압했다.

2013년 프로에 입문한 키리오스가 메이저 대회 준결승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4년 윔블던 8강, 2015년 호주오픈 8강이 키리오스가 그간 메이저 대회에서 거둔 최고 성적이다.

통산 맞대결 전적에서는 나달이 6승 3패로 앞선다. 나달은 상대전적 2연승을 달리고 있다. 2019년 윔블던 2회전, 2020년 호주오픈 16강전에서 키리오스에게 연달아 승리했다.

김기중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