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이재명 당대표 출마 기정사실화...내가 불출마"

입력
2022.07.0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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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 만류 사실 밝히며 아쉬움도 표현

친이재명계 중진으로 꼽히는 4선 우원식 의원이 7일 “이재명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가 거의 기정사실이 되고 있다”며 8월 당대표 선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친명계 표가 갈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 유력 당권주자인 이 의원에게 출마를 양보하겠다는 의미로 이 의원의 당권 도전은 상수로 굳어가는 모습이다.

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선택해 이재명 대선후보 경선에서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입장에서 이 의원과 전당대회에서 경쟁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따라서 저는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친명계 내부에서는 이 의원이 당대표 선거에 나서지 않는 대신 우 의원을 대안으로 미는 방안도 검토된 바 있다. 그러나 이 의원이 사실상 출마 결심을 굳히자 우 의원이 길을 비켜준 것으로 보인다. 노동운동가 출신의 우 의원은 원조 친명계는 아니지만,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 의원과 손을 잡았다.

당초 당대표 선거에 나오려 했던 3선 정청래 의원도 지난 6일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에 도전하면 저는 최고위원에 도전하겠다”며 최고위원 출마로 선회했다. 이 역시 이 의원 출마를 위해 길을 터주는 차원이었다.


우원식 "이재명 출마 만류했지만..."

다만 우 의원은 이 의원의 이번 당권 도전에 대한 아쉬움도 내비쳤다. 그는 “이 의원 본인의 전망과 당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저의 생각을 전했다”고 만류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이 의원이 이번에 당 전면에 설 경우 본인의 혁신 구상은 번번이 계파 갈등의 빌미로 왜곡되고 퇴색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호시탐탐 이 의원의 사법 리스크를 부풀리려는 윤석열 정권 입장에서 당 전체를 뒤흔들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만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우 의원은 “행정의 공간에서 본격적인 정치의 공간으로 이제 막 옮긴 만큼 전대 출마보다는 긴 호흡으로 더 많은 의원들과 협력하며 의정활동의 폭과 깊이를 키워가는 단련의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이 의원을 향해 “출마한다면 대세가 아닌 명확한 대안을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설명해야 한다”며 “여전히 대한민국을 바꿀 시대정신을 갖고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의원 측은 출마가 확정되면 당대표 후보자 등록일인 17일이나 그 직전 공식 출마 선언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의원과 가까운 한 인사는 "출마 시 민생과 혁신을 양대 키워드로 삼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성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