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이후 물가 최고치... 서민 고통 세심하게 살펴야

입력
2022.07.06 04:30
27면

6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6.0% 급등하며 외환위기 이후 약 24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과 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발 공급망 교란 등이 겹쳐 외부로부터 촉발된 물가 상승 압력은 이미 국내 공산품과 서비스 물가, 임금 등 전방위로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5개월간 지속됐던 3%대 물가 상승률이 4%대는 2개월, 5%대는 1개월에 불과했을 만큼 상승 속도도 빠르다. 이런 추세라면 올여름 물가가 7~8%대까지 치솟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고물가는 특히 서민과 취약계층에 고통을 안긴다. 6월 물가에서도 경유(50.7%), 감자(37.8%) 등 서민이 많이 쓰는 석유류와 농축산물 가격이 더 급등했다. 8.0%에 달하는 외식물가 상승률은 1992년 이후 무려 30년 만에 최고였다. 6월 9.6%나 오른 전기·가스·수도 물가에 7월부터 더 오른 전기·가스요금은 아직 반영도 안 된 상태다. 이에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해 구하는 ‘국민고통지수’도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높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높은 물가 오름세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앞으로 민생 현장에 나가 국민의 어려움을 듣고, 매주 비상경제 민생회의를 주재하겠다”고 경각심을 높였다.

안타깝게도 지금의 전 세계적 물가 상승은 우리 힘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측면이 크다. 1970년대 오일쇼크, 90년대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연일 경신하는 각종 통계에서 보듯 지금은 역사적인 물가 비상 시기다.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한 번 오르면 내려가기 어려운 임금에까지 인상 압력을 본격화할 경우 고물가는 자칫 장기 악순환 고리에 빠질 수도 있다. 정부는 물론, 기업과 개인도 공동체 정신을 갖고 물가 방어에 협력해야 한다. 정부는 특히 고물가에 취약한 서민층의 고통을 비상한 각오로 챙기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