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개 상품 매일 가격 체크해 쿠팡보다 싸게 판다"...이마트의 파격실험 통할까

입력
2022.07.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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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연말까지 40대 필수 상품 최저가 선언
쿠팡·홈플러스·롯데마트와 매일 비교해 추가 할인
"실효성 떨어져" "고물가에 메시지 적절" 평가 갈려


고공 행진하는 물가가 유통가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마트가 '무조건 최저가' 카드를 꺼내들었다. 연말까지 40대 필수 상품을 선정해 매일 가격을 확인, 경쟁사보다 더 싸게 팔아 '저렴한 장보기=이마트'라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겠다는 것이다.

4일 이마트는 국민들의 생활비 부담을 덜기 위해 고객들이 많이 사는 '40대 필수 상품'을 골라 가격을 평균 13% 인하하는 '가격의 끝'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온오프라인 구분 없이 이마트 전국 매장 및 SSG닷컴 이마트몰에서 동일하게 진행한다.

이번 최저가 선언의 핵심은 쿠팡·홈플러스·롯데마트와 비교해 '10원'이라도 더 싸게 팔겠다는 것이다. ①우유나 김치 등 가공식품 17개, ②계란, 양파 등 신선식품 7개, ③화장지, 비누 등 일상용품 16개로 구성된 40대 필수 상품에 대해서는 매일 3사의 가격을 모니터링해서 값을 더 내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날 기준 이마트의 알찬란(계란 30구)은 전날보다 750원이 저렴해지고, 서울우유(1L)는 50원이, 신라면(5입)은 10원을 더 내렸다. 40대 품목과 별개로 500개 상품은 일주일 단위로 최저가 관리를 실시하고, 14일부터는 2주 간격으로 구매 수요가 크면서도 짧은 기간에 가격이 뛰어오른 10대 상품을 선정, 최저가로 가격을 낮출 예정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마진율을 낮춰서라도 가격에 투자해 박리다매로 가겠다는 것"이라며 "고객들에게 '이마트는 다른 곳보다 더 저렴하다'는 인식을 만들기 위한 설계"라고 설명했다.



작년에도 이마트는 '최저가 경쟁'...경쟁사들 뛰어들까


경쟁사들은 이마트의 최저가 가격 관련 '올인' 정책이 실효성은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4월에도 이마트는 쿠팡·롯데마트·홈플러스를 대상으로 '최저 가격 보상 적립제'를 실시하고 3사보다 가격이 비쌀 경우 차액을 포인트로 적립하는 방식으로 최저가 경쟁에 나선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실시간 가격 경쟁에 동참하지 않았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이미 저렴한 가격은 기본이고, 현재 소비자는 10원 차이로 유통채널까지 바꾸지 않는다"며 "상품의 품질이나 다양성, 결제 편의성, 배송 등 다양한 경험이 소비자의 결정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가 매일 오전 9시~낮 12시 사이 경쟁사 가격을 확인해 온·오프라인 40대 품목의 가격표를 바꾼다는 계획에 대해서도 업계에서는 "이를 매일 현장에서 실시한다는 것은 현장 피로도가 너무 높은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하루에도 몇 번씩 가격이 바뀔 수 있는 쿠팡과 비교해 실제로 40대 필수 품목이 더 낮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도 미지수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은 '다이내믹 프라이싱'으로 가격 대응을 실시간으로 하는 시스템"이라고 밝혔다.



고물가 행진에 '저렴한 장보기=이마트' 공식 통할까


하지만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이마트가 적절한 시기에 '저렴한 장보기는 이마트'라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미 홈플러스는 1월부터 '물가안정 프로젝트'를 통해 생필품 가격을 관리하고 있고, 롯데마트는 3월부터 물가안정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생필품 500여 품목의 가격을 집중 관리하는 '프라이싱'팀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마트가 아예 '최저가 선언'으로 시선을 사로잡은 것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과거 '10원 전쟁' 할 때와 분위기는 다르지만,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올라간 상황에서 싼 가격을 찾는 상황을 이마트가 적절하게 이용했다"고 평가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지난해와는 트렌드가 달라 홈플러스도 최저가 경쟁에 동참할 여지는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행사로 인해 이마트의 실적에는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도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마트는 구조적으로 투자가 많은 회사인데 마진율까지 낮아지면 수익성 면에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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