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화폐 '온통대전' 2년 만에 없어질 듯

입력
2022.07.04 18:30
이장우 시장, "캐시백 절반으로...내년 폐지도 고민"
소비촉진 견인 등 효과도 분명...유지 필요 목소리도


2020년 도입돼 많은 대전시민들이 이용하는 지역화폐 '온통대전'이 2년 만에 폐지될 운명에 놓였다. 이장우 대전시장이 혜택을 축소해 연말까지만 운영한 뒤 없애고, 예산을 다른 분야에 활용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역 소비 촉진 견인 등의 효과도 적지 않아 없애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시장은 지난 1일 취임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캐시백 혜택을 10%에서 5%로 줄여 연말까지 유지하고, 이후 아예 폐지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온통대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형평성을 들었다. 많이 쓰나 적게 쓰나 모두 캐시백을 10%를 주는 것은 불평등하다는 것이다. 이 시장은 "여유가 있어 (1년에 최대)600만 원을 쓰면 60만 원을 (캐시백으로) 주고, 10만 원을 쓰면 1만 원을 준다. 그마저도 없어서 못 쓰면 10 원도 혜택이 없다"며 "이는 시민 혈세 배분 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방선거 직전 불거진 온통대전 부실 운영 논란도 폐지를 고민하는 배경 중 하나다. 시는 당초 9월 추경 예산 편성 전까지 온통대전 캐시백 사용분으로 1,400억 원을 편성했다. 하지만 현행 50만 원 한도액과 10%의 캐시백을 운영하면 이달 중 소진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시장의 온통대전 폐지 고민은 '지역화폐는 현금 퍼주기 수단'이라는 현 정부의 부정적 시각과도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시장은 온통대전 폐지한 뒤 해당 예산을 다른 분야에 활용하는 것이 대전의 미래에 도움이 된다는 했다.

이 시장은 "온통대전 1년 예산이 2,500억 원으로, 4년이면 1조 원이다. 임기 동안 1조 원을 청년주택을 짓는 데 쓰거나 기업유치에 쓴다면 얼마나 많은 기업을 당겨 올 수 있겠나. 또 도시철도 트램에 1조 원을 쓰면 20km를 만들 수 있는 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4년 동안 1조 원을 대전의 미래를 위해 더 효율적으로 쓴다면 5년, 10년 후 지역의 젊은이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온통대전의 장점도 분명히 존재하는 만큼 폐지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온통대전은 도입 이후 소상공인 매출 증대와 역내 소비 전환에 기여했다. 카드 발급만 120만 장에 달하고, 이용자도 100만 명에 육박한다. 시민 열명 중 일곱명이 온통대전을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김모(48·대전 동구)씨는 "보통 일상 생활 속에서 한 달에 50만 원은 쓰는데, 온통대전을 이용하면 가계에도, 지역에도 도움이 되는 것 아니냐"며 "온통대전을 계속 유지하되, 운영의 묘를 살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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