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 담긴 문화 역사 콘텐츠는 흥미롭고 스토리텔링 소재는 넘쳐납니다. 문화예술성과 상징성, 역사성과 자연이라는 요소들이 매력적으로 작동하는 복합 공간으로 정교하게 재탄생할 것입니다."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첫 기자 간담회를 연 박보균(68)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청와대 개방의 의의를 이같이 밝혔다. 최근 청와대 권역 내 시설물과 조경 훼손 우려 목소리가 높아지는 데 대해서는 "관련 부처에 우려를 전하고 훼손 없게 정성껏 운영하겠다는 다짐을 받았다"고 전했다.
취임 50일을 넘긴 박 장관은 "청와대는 면적이 미국 백악관의 3배가 넘고 역대 대통령의 자취와 흔적, 600점 넘는 미술 작품과 고려·조선시대의 전통 문화재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과 문화재청 등 관련 부처,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관련 작업을 정밀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그 일환으로 "청와대 소장 미술품의 도록이 제작되고 있다"며 "공개 여부도 구상하고 있어 국민이 보게 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민국의 문화 번영 시대가 열렸다"는 말로 간담회를 연 박 장관은 "K컬처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 민간 자율성을 존중하며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기조를 정책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K컬처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콘텐츠 제작·유통에 필요한 금융 지원, 융복합 인재 양성, 해외 진출 지원 등을 강화할 뜻을 밝혔다. 그는 "'문화매력국가'로 가는 길에 문체부의 예산이 더 많아져야 한다"며 "재정당국을 설득하고 국회에서 여야 의원들과 소통하면서 '예산 세일즈'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박 장관은 방탄소년단(BTS)의 병역 특례 적용에는 신중론을 폈다. 앞서 황희 전 장관이 BTS의 병역 특례를 염두에 두고 병역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한 것과 관련한 질문에 박 장관은 "국민 여론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병역 문제는 신성한 의무라는 점과 BTS가 전 세계적으로 한국 K컬처를 알리고 국가 브랜드를 압도적으로 높인 점, 기초예술 분야와 대중예술 사이의 형평성 문제 등 세 가지 요소로 접근해야 한다"며 "이런 의견을 병무청과 국회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날 박 장관은 장애인 문화예술 지원 등 차별 없는 공정한 문화환경 조성과 공공기관 혁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장관은 "장애인의 문화·예술·체육·관광 환경이 좋아지면 모든 사람의 환경도 좋아진다는 게 나의 믿음"이라며 "장애 예술인이 자유롭게 창작 공연·전시를 할 수 있는 표준 공연장 및 전시장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혁신과 관련해서는 "세금은 국민의 눈물과 땀이고 공공기관 개혁은 국민 요구"라며 "낭비 없는 경영을 위해 제1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공공기관 혁신 전담조직(TF)'을 구성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