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10곳 가운데 8곳이 대내외적인 경기 악화로 인해 올해 하반기 투자규모를 상반기보다 늘리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30일 공개한 '2022년 하반기 국내 투자계획' 조사 보고서(매출 500대 기업 중 응답한 100곳 대상으로 6월 7~14일 실행)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28%가 올해 상반기 대비 하반기 투자 규모를 줄이겠다고 답했다. 상반기와 비슷한 투자를 하겠다는 응답은 56%였고, 투자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기업은 16.0%에 그쳤다. 응답 기업의 84%가 상반기보다 투자를 늘릴 생각이 없는 것이다.
기업들은 투자 위축의 이유로 ①국제 원자잿값 상승(43.3%)을 가장 많이 꼽았고, ②자금 조달 환경 악화(19.0%) ③주요 투자 프로젝트 완료(11.5%), ④글로벌 경기침체(9.1%) 등을 거론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일부 대기업들은 미래 산업에 대한 경쟁 우위 확보, 새 정부의 민간 활력 제고 기대감 등으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면서도 "대기업 전반적으로는 대외 환경이 불투명해 투자 축소 전망이 우세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투자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3대 위험요소로는 고물가 지속(30.4%), 글로벌 통화긴축 및 이에 따른 자산‧실물경기 위축(22.0%),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공급망 훼손 심화(20.3%) 등이 꼽혔다.
투자 활성화 예상 시점은 응답 기업의 75%가 내년 이후로 봤다. 58%가 내년에 본격적인 투자 활동을 하겠다고 했고, 7%는 2024년 이후, 10%는 기약이 없다고 답했다.
응답 기업들은 투자 활성화를 위한 3대 정책 과제로 국제원자재 수급·환율안정 지원(27.3%) 금리 인상 속도 조절(17.7%) 법인세·연구개발(R&D) 공제 등 세제 지원 강화(16.3%) 등을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