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물가에 영향이 큰 채소류 가격이 꿈틀거리고 있다. 장마 영향에다 주요 작물의 재배 면적도 줄어 하반기 농산물 가격이 상승할 조짐이다. 전기요금 인상 등 공공요금에 이어 농산물까지 고물가 시름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30일 ‘여름철 주요 채소류 수급 전망 및 대책’을 발표하면서 “기온 상승으로 저온성 작물은 생육이 느려져 생산량이 감소할 수 있고, 장마 기간에 일조량 감소로 생육이 지연될 수 있다”며 “노지 채소도 생산비가 커져 가격이 점차 상승하게 된다”고 밝혔다. 집중 호우가 지속되는 기후적 영향으로 생산량이 감소하는 시기에 접어들면서 채소류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다.
세부적으로 무와 배추는 노지 채소 특성상 장마나 호우가 있는 경우 수확 작업이 어려워 시장 공급량이 감소한다. 더욱이 전년도 가격 하락 영향으로 올해 무ㆍ배추의 재배 면적은 각각 3%, 3.1%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추와 깻잎, 시금치는 주로 하우스 시설에서 재배되는 만큼 비가 오더라도 작업에 어려움이 없다. 다만 일조량에 민감한 깻잎은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생육이 지연돼 공급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상추나 시금치도 생육에 적당한 온도가 15∼20도로 낮아 여름철에 수확량이 줄어든다.
애호박도 장마 기간에 출하량이 줄어든다. 맑은 날이 지속되면 출하량이 회복되지만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 오이는 일조량이 부족한 장마철은 물론 더운 날씨가 이어져도 출하량이 줄어든다.
실제 농수산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 기준 봄배추 가격(이하 소매가)은 포기당 4,103원으로 1년 전(3,105원)보다 1,000원 가까이 올랐다. 시금치는 ㎏당 1만986원으로 1년 전(7,764원) 대비 3,000원 넘게 급등했다. 같은 기간 무는 개당 300원 이상(1,669원→2,094원) 올랐고, 깻잎도 100g당 580원(1,810원→2,390원)이나 상승했다.
생산량 감소가 가격 상승의 요인이 되는 만큼, 농식품부는 여름철 재해 대비 합동점검팀을 8월 말까지 운영, 재해 발생 시 신속한 복구와 작물 생육 회복을 위한 현장 기술 지도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 무ㆍ배추 공급 감소에 대비, 배추 6,000톤과 무 2,000톤을 비축해 수급 불안 시 물량을 시장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김종구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여름철은 채소류의 공급이 감소하고 가격이 상승하는 특성이 있다”며 “정부는 관계 기관과 협력해 수급에 어려움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