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표정에 시선 회피... 서먹했던 한·일 정상

입력
2022.06.30 12:30
한미일 정상회담으로 만난 양국 정상
미소 짓는 윤 대통령에 비해 기시다 총리는 무표정
'대북 공조 확인' 성과에도 분위기는 어색



한·일 정상이 2년 6개월 만에 만났지만 서로 시선을 피하는 등 서먹해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특히,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회담 내내 경직된 표정을 유지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 마드리드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일본 총리와 만나 북핵 대응을 위한 삼각 공조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한미일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 건 지난 2017년 9월 유엔 총회를 계기로 열린 3국 정상회담 이후 4년 9개월 만입니다.

이날 회담은 예정 시간보다 9분 늦은 오후 2시 39분에 시작해 약 25분간 진행됐는데요, 취재진에게 허락된 취재 시간은 2시 44분까지 단 5분에 불과했습니다. 짧은 시간 쉴 새 없이 셔터를 누르다 보니 세 나라 정상의 표정과 몸짓, 눈빛이 담긴 사진이 총 672장에 달했습니다.




회담장을 나와 사진을 차근차근 살펴보니,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이 밝게 웃으며 환담하는 동안에도 기시다 총리는 왠지 불편해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숙이거나 천장을 올려다보기도 했습니다. 얼굴은 정면을 바라보는 듯했으나 자세히 보면 시선이 마주 앉은 윤 대통령이 아니라 다른 곳을 향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날 한미일 정상회담이 미국 측 양자 회담장에서 열린 탓에 바이든 대통령이 중앙에 앉고 사진상으로 왼쪽에 윤 대통령, 오른쪽에 기시다 총리가 앉게 됐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마주 보는 구도가 되면서, 마치 미국이 서로 서먹한 한·일 두 나라를 이어주는 듯한 모양새로 비치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 기간 한미일 정상회담을 비롯해 나토 동맹국·회원국 정상회의, AP4(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및 나토 사무총장 기념촬영, AP4정상회담, 환영 갈라 만찬 등 총 5차례 만났습니다.

다만, 한·일 양국 간 정상회담은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다자회의 특성상 양자회담이 성사되더라도 30분 안팎으로 짧게 이루어지는 만큼, 한·일 양국 간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기 어렵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 관계 발전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나오는 점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서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