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초점] 부활한 '강변가요제', 스타 등용문 명성 이을까

입력
2022.07.01 09:01

전설적인 가수들을 발굴하며 '스타들의 산실'로 명성을 이어왔던 '강변가요제'가 부활을 알렸다. 지난 2001년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지 무려 21년 만의 귀환이다. 과연 '강변가요제'는 과거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까.

'강변가요제'의 재개가 공식화 된 것은 지난달이었다. 당시 MBC 측은 '강변가요제'의 부활을 알렸다. 1979년부터 2001년까지 실로 오랜 시간 신인 등용문으로 브랜드를 구축해온 '강변가요제'의 귀환 속 또 한 명의 '레전드 가수'가 탄생할지 이목이 쏠렸다.

'강변가요제'가 국내 대중가요계에서 갖는 의미를 고려할 때 이러한 기대는 당연했다. 실제로 '강변가요제'는 그간 주현미·이선희·박미경·이상은·이상우·박선주·박혜경·장윤정·빅마마 이영현 등 미처 손에 꼽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은 스타들을 배출하며 공고한 입지를 자랑해왔다.

또 '강변가요제'는 국내 가요 오디션의 지평을 연 시초 격이기도 하다. 지금이야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이 전무했던 과거 '강변가요제'가 가진 존재감은 상당했다.

달라진 가요계, '강변가요제'의 성공 조건은

새롭게 돌아온 '강변가요제'는 만 17세 이상의 신인 뮤지션이라면 누구나 장르의 제한 없이 본인의 창작곡으로 참여할 수 있다. 이들은 두 차례의 사전 공연 심사와 멘토링을 거쳐 9월 개최될 결선에 오를 최종 12팀을 결정하게 된다.

MBC 측에 따르면 현재 '강변가요제'의 참가자 모집에는 수많은 지원자들이 대거 몰리는 중이다. 세대나 장르의 구분을 없앤 만큼 창작곡으로 도약을 꿈꾸는 지원자들이 몰린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기분 좋은 출발이지만 돌아온 '강변가요제'의 아직까지 성공을 확신하기엔 조심스럽다. '강변가요제'가 부재했던 지난 21년 간 변화한 가요계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가요계는 지난 20여 년 간 가파른 변화를 거쳤다. 국내를 넘어 북미 시장에서도 맹활약을 펼친 가수들을 필두로 K팝은 '글로벌 주류' 반열에 올랐고, 이에 따라 가요계의 다양성도 더욱 확장됐다.

'강변가요제'의 정체성인 오디션 프로그램들도 실로 다양하게 쏟아졌다. '슈퍼스타K' 'K팝 스타' 시리즈를 시작으로 '쇼미더머니' '미스터트롯' '국민가수' '조선판스타' '슈퍼밴드' '싱어게인' 등 장르도, 출연자들도 각기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그야말로 홍수처럼 쏟아지면서 이제 오디션 프로그램 시장은 '포화 상태'가 됐다.

'강변가요제'에게 그리 달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싱어송라이터를 발굴하겠다'는 기획 의도도, 가요계 새 얼굴을 발굴하기 위한 오디션의 포맷도 더 이상 대중에게 신선함으로 다가오지 않게된 탓이다.

아직 '강변가요제'가 본격적으로 개최되기 전인 만큼 이들의 성공 여부를 속단할 순 없다. 하지만 '강변가요제'가 이전의 명성을 이어가며 또 한 번의 새 지평을 열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들은 분명하다. 이전의 아이덴티티를 가져가되 시대의 흐름에 발맞춘 새로운 변화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거의 스타등용문'이라는 타이틀과 이들이 배출한 스타들의 명성에 의존하기 보단 새로워진 '강변가요제'와 이를 통해 발굴될 '새로운 스타'에 초점을 맞출 때다. 이를 의식한 듯 MBC 역시 '강변가요제'에 '뉴 챌린지'라는 부제를 붙였다. 과거를 딛고 한 단계 도약한 '강변가요제'를 만나게 되길 기대해 본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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