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유례없는 최악의 불공정"… 칼날 검증 나선 김진태 도정

입력
2022.06.29 15:00
도유지 최대 100년·각종 시설 제공에도 
"강원도가 쓴 800억, 수익 없는 매몰비용
 막대한 혈세 쓰고도 실질 수익 거의 없어"

진보진영으로부터 12년 만에 강원지사를 탈환한 김진태(국민의힘) 도정이 춘천 레고랜드 테마파크에 대한 검증을 시작했다. 지난달 춘천 의암호에 문을 연 레고랜드는 최문순 도정과 11년 동안 함께한 역점 사업이지만 불공정 계약 등 각종 논란이 뒤따랐다. 강원도청 일각에선 새 도지사 취임 뒤 이른바 '매운맛' 검증을 전망하고 있다.

김기선 새로운강원도준비위원장(강원도지사직 인수위)은 29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레고랜드 테마파크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전대미문의 조건으로 계약이 이뤄지고 추진됐다"고 비판했다.

이날 인수위는 도유지인 중도를 최대 100년까지 공짜로 제공하고 △교량·상하수도·조경 등 기반시설 책임 조성 △4,000대 규모 주차장 조성 등 강원도와 영국 멀린사가 맺은 계약 일부를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총 사업비 2,600억 원 가운데 레고랜드 시행사인 중도개발공사가 멀린사에 현금으로 지급한 800억 원이 투자지분처럼 알렸으나, 실제 수익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매몰비용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는 "춘천에서 2시간 내 2~12세 아동이 주 고객이 되는 관광지 개발 허가 시 멀린사와 사전 서면 합의해야 한다는 내용은 강원도의 공정한 행정행위에 대한 심각한 제약요소"라고 지적했다. 인수위는 "중도개발공사는 분양하고 있는 중도 소재 토지에 대한 분양, 매매내용을 제출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토지의 실질적 주인인 도민들이 알권리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수위는 또 강원도가 지난해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매각과정에서도 석연치 않은 점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강원도가 지난해 리조트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5,460억 원으로 감정평가액을 도의회에 보고했으나, 알펜시아 가치를 낮게 상정하고 용역을 추진, 저평가했다는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알펜시아는 강원도가 평창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2005년 착공해 3년 뒤 완공한 리조트와 스포츠시설이다. 역대급 분양실패로 13년 간 근근이 버티던 강원도는 지난해 알펜시아를 지난해 KH그룹에 7,115억 원에 매각했다.

박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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