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6일 발생한 미국 국회의사당 난입 폭동 사태 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폭력을 조장했다는 증언이 28일(현지시간) 공개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지지자와 함께 의회로 가려 했고, 이 과정에서 직접 운전대를 잡으려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 마크 메도스의 특별보좌관이었던 캐서디 허친슨은 이날 하원 1·6 조사특위 청문회에 출석, 폭동 전후 대통령과 백악관 상황을 폭로했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백악관 앞에 모인 지지자에게 연설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그들이 무기를 소지했다는 사실을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발언했다. 트럼프의 핵심 측근인 루디 줄리아니 변호사가 1·6 사태 나흘 전 “우리는 의사당으로 간다. 대통령이 거기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트럼프 측이 전반적으로 1·6 사태 폭동과 충돌을 부추겼다는 얘기다.
또 1·6 당시 자신의 연설 후 지지자들이 의회로 몰려가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호원에게 의사당행을 지시했다는 주장도 있었다. 비밀경호국 요원이 안전 문제로 의사당에 갈 수 없다고 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대통령이다’라는 취지로 의사당행을 고집했고, 이 과정에서 차량 운전대를 잡기 위해 차량 앞쪽으로 손을 뻗었다 제지당하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냉혹함을 보여주는 사례도 소개됐다. 의사당에 난입한 트럼프 지지자들은 대선 결과 승인을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를 주재 중이던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을 두고 “교수형에 처하라”고 외쳤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련 보고를 받고도 펜스 부통령이 교수형을 당해도 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것이다.
윌리엄 바 전 법무장관이 트럼프 전 대통령 비판 인터뷰를 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점심 식사 도중 도자기 그릇과 케첩을 벽에 던졌다는 증언까지 이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근접 보좌했던 백악관 전직 직원의 1·6 특위 증언은 처음이라 정치적 파장도 컸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그녀의 가짜 이야기는 역겨운 사기”라며 허친슨의 증언을 전면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