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12년 만에 내놓는 '전략개념'에 중국의 위협을 처음 명시할 예정이다. 위협을 규정하는 표현 수위를 두고는 동맹 간 이견을 보이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토의 새 전략개념과 관련해 "중국을 처음으로 다룰 것이며 중국이 우리 안보와 이익, 가치에 제기하는 도전을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토의 전략개념은 나토의 가치와 목적을 설정하고, 나토가 당면한 안보 임무와 과제의 우선순위 등을 담은 핵심 문서다. 전략개념 문서는 10년마다 나오기 때문에 이번 전략개념은 일단 2032년까지 유지된다. 나토는 29, 30일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이를 정식으로 채택할 예정이다.
신전략개념 문서에 담을 중국의 위협을 어떻게 표현할지를 두고는 나토 회원국 간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대만 등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위협 증가를 강조하며 강력한 비판을 원한 반면, 프랑스와 독일 등은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고려해 온건한 표현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현재로선 중국을 '구조적 도전(Systemic Challenge)'으로 명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다만 한 외교관은 로이터통신에 "(중국과의) 공통의 관심 분야에 대한 협력 의지"라는 문구를 넣어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동안 '파트너'로 규정했던 러시아는 "가장 중요하고 직접적인 안보위협"으로 명시할 예정이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러시아가 갈등(우크라이나 침공)을 선택한 후로 수년간 이어져 온 의미 있는 대화가 불가능해졌다"며 "안타깝지만, 우리는 새로운 현실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전략 개념 변경을 즉각 중단하라며 반발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의 발전은 전 세계의 기회이지 누구에게도 도전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중국에 대해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도발적 발언을 유포하는 것을 즉각 중단할 것을 나토에 엄중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타국 내정에 간섭하지 않고, 이데올로기 수출이나 확대관할, 경제적 위협, 독자 제재를 하지 않는데 '구조적 도전'이 무슨 말이냐"며 "나토는 개별 국가의 패권 유지 도구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