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발목 잡는 R의 공포... S&P도 "경기 침체 확률 40%"

입력
2022.06.2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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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5%에서 35~45%로 상향
시장은 7월 자이언트 스텝 "95%"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맞서는 과정에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거란 우려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주요국들이 올해 내내 강력한 긴축 모드를 예고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엔 이른바 'R(Recession·침체)의 공포'가 짙게 깔린 살얼음판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28일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내년 미국 경제의 침체 위험을 종전 25~35%에서 35~45%(중간값 40%)로 올려 잡았다. S&P는 장기화하고 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불확실성을 키우고 공급망 차질을 지속시키고 있는 탓에, 내년 미국 경제가 저성장 불경기로 들어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0%에서 1.6%로 하향했다.

속수무책인 물가를 누르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빠르게 올리면, 시중에 돈이 말라 경기가 침체에 빠질 거란 경고는 잇따르고 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도 "미국이 경기 침체를 피할 길이 좁아지고 있다"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7%에서 2.9%로, 내년은 2.3%에서 1.7%로 각각 떨어뜨렸다.

그간 '경기 연착륙론'에 힘을 실어왔던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22일 경기 침체에 대해 "분명 가능성이 있고, 연착륙은 매우 도전적인 일"이라며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인정하는 발언을 처음 내놨다. 그럼에도 인플레이션을 억누르기 위한 추가 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한 결과,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7월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에 나설 확률을 95.1%(28일 오후 기준)로 보고 있다.

반등 기회를 엿보는 금융시장도 고강도 긴축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에 여전히 짓눌린 상태다. 간밤 뉴욕 3대 지수가 일제히 1% 미만 약세로 마감한 데 이어, 코스피는 장중 재차 2,400선 아래로 밀리는 불안한 장세를 연출했다. 다만 나 홀로 1,000억 원어치를 사들인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오후 들어 상승폭을 확대한 결과 0.84% 오른 2,422.09에 장을 마쳤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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