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을 앞두고 열린 환송 행사에 '여당 투톱' 중 이준석 대표는 빠지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만 모습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환송 행사에 불참한 것은 물론, 윤 대통령과 전화 통화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27일 오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를 타고 출국했다. 정부 측에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대통령실에선 김대기 비서실장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이진복 정무수석이, 여당에선 권 원내대표와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가 환송 행사에 참석해 윤 대통령 부부를 배웅했다. 이 대표는 환송 행사에 불참한 채 같은 시각 국회에서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반지성 시대의 공성전' 세미나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 때는 여당 지도부가 공항으로 나와 환송 행사에 참석하는 게 관례였다. 2017년 6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 때는 추미애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가, 2013년 5월 박근혜 전 대통령 출국 때는 황우여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와 서병수 사무총장이 공항에 나와 대통령을 배웅했다.
이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격식 갖추는 걸 좋아하지 않아 인위적으로 보일 수 있는 환송 행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는 입장을 당 쪽에 통보했다. 하지만 권 원내대표는 개인 자격으로라도 가보겠다면서 뒤늦게 배웅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권 원내대표가 오늘 아침에 기자들과 만나 참석 의사를 밝혀서 배웅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과 출국 전 별도의 전화 통화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윤 대통령에게) 전화로 잘 다녀오시라고 인사드렸다. 큰 성과를 갖고 오시라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여당 투톱'의 행보가 엇갈리면서 일각에선 이 대표와 대통령실, 친윤계 사이의 불편한 기류가 표면화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5일에도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최근 만찬 회동을 했다는 보도를 두고 "사실이 아니다"라며 적극 반박했다. 이 대표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 징계 결정을 앞두고 대통령실이 이 대표와 '거리두기'를 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대통령실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거추장스러운 행사를 싫어해서 당 관계자는 아무도 초대하지 않았고, 될 수 있으면 오지 말라고 했다"며 "권 원내대표와 송 수석부대표가 자발적으로 참석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