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한 에어컨 부품업체 대표가 지난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전국에서 처음이다.
창원지검 형사 4부(부장 이승형)는 근로자 집단 독성간염이 발생한 경남 창원의 에어컨 부품업체인 두성산업 대표 A(43)씨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은 또 김해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대흥알앤티 대표 B(65)씨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를 허위 작성해 유해화학물질인 클로로포름(트리클로로메탄)이 섞인 세척제를 제조·판매한 경남의 유성케미칼 대표 C(72)씨는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 수사결과, A씨는 중대재해처벌법에서 요구하는 '안전보건관리체계'를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화학물질을 취급·관리하면서 제대로 된 국소 배기장치를 설치하지 않았고, 방독 마스크 등 개인보호구 착용 지침도 지키지 않았다. A씨 업체에서는 이로 인해 16명의 근로자가 제품 공정 중 세척제 성분인 트리클로로메탄에 노출돼 독성간염 증상을 보였다. 독성간염은 약물이나 화학물질에 노출돼 발생하는 간질환이다.
반면 B씨는 안전보건에 관한 종사자 의견청취절차 등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갖춘 것으로 밝혀져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작업장에 성능이 저하된 국소배기장치를 방치한 잘못으로 근로자들이 독성간염에 걸리게 한 혐의는 인정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B씨 업체에서는 노동자 13명이 트리클로로메탄 성분에 노출돼 급성중독 증상을 보였다. 노동자들이 노출된 트리클로로메탄은 최고 35.6ppm으로 확인됐다. 이 화합물의 노출 기준은 7.5ppm이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노동청 등 유관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침해하는 중대산업재해 범죄에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