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병 폭행하고 죽은 파리 먹게 한 군대 선임병

입력
2022.06.26 13:30
법원,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

군대 후임을 폭행하고 죽은 파리를 먹도록 강요하는 등 가혹 행위를 일삼은 20대 남성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2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1단독 강성수 부장판사는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감금, 특수폭행, 폭행, 위력행사가혹행위 등 혐의를 받는 A(23)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60시간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5,6월 경기 연천의 한 군부대에서 B일병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B일병이 취사장 창고에서 실수를 했다는 이유로 청소 솔 막대로 엉덩이를 때리고 전등이 설치되지 않은 보일러실 내부에 들어가게 하는 등 2회에 걸쳐 감금했다.

스마트폰을 늦게 받아왔다는 이유로 "마비킥을 맞아야 한다"며 무릎으로 피해자를 때렸다. A씨는 "눈썹을 밀면 마비킥을 때리지 않겠다"는 취지로 말해 피해자의 왼쪽 눈썹을 모두 제거하도록 했고, 이후엔 "다리털을 정리해준다"며 눈썹용 칼로 피해자의 오른쪽 정강이 털을 모두 제거했다.

그는 도수체조를 잘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폭행하고 떨어져 있는 죽은 파리를 먹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강 판사는 "자신의 지시에 따라야 하는 군대 후임병을 여러 차례 폭행하고 감금했으며, 파리를 씹게까지 했다"며 "피해자가 겪은 고통은 매우 컸을 것으로 보이고 용서를 받지도 못했다. 이에 걸맞은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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