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0대 중 1대는 전기차' 시대…독주하는 테슬라 뒤쫓는 도전자들은 누구

입력
2022.06.28 15:00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472만 대 '사상 최대'
자동차 시장 '역성장' 속 전기차만 '고성장'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800만 대 이상 전망
테슬라, 매년 판매 증가하지만 점유율 하락
현대차·폭스바겐·포드·중국업체 '타도 테슬라'


거리에서 전기차를 보는 일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노르웨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제주도 등에선 전기차를 만나지 않는 게 어렵다. 각국 정부가 환경 규제와 지원책을 쏟아내며 전기차가 늘어날 환경을 만들고, 완성차 업체들은 앞다퉈 신차를 내놓고 있다. 전기차는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규모가 커지면서 전기차 시장에도 큰 변화가 나타났다. 테슬라의 독주 체제에 틈이 생기기 시작했다.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 포드,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들이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를 선보였고, 중국 업체들도 맹추격에 나섰기 때문이다. 미래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은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올해 전기차 시장, 800만 대 전망…전년 대비 2배가량↑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①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②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9,433만 대에 달했던 글로벌 완성차 판매량은 2019년 9,019만 대(전년 대비 -4.4%), 2020년 7,777만 대(-13.8%) 등으로 줄었다. 지난해엔 8,071만 대로 전년 대비 3.8%가량 시장이 커졌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1,000만 대가량 적다.

반면 전기차 판매량은 꾸준히 늘었다. 2018년 전 세계서 163만 대 팔렸던 전기차는 2019년 178만 대, 2020년 222만 대, 2021년 472만 대가 새 주인을 찾았다. 특히 지난해엔 판매량과 시장 점유율(5.8%) 모두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전기차 시장 규모가 커지는 데 있어 중국 시장의 역할이 컸다. 2021년에만 272만 대가량 팔리면서 전년 대비 157.8% 성장했다. 전 세계에서 빛을 본 전기차의 절반 이상(57.6%)이 중국에서 팔린 셈이다.



올해 전기차 시장은 새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시장 조사업체 'EV볼륨'에 따르면 올 1분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144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가량 증가했다. 에너지조사기관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는 올해 플러그인 자동차(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시장 규모가 1,050만 대(순수 전기차 비중 80%)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밖에도 SNE리서치, PwC 등 시장조사 업체들과 국제에너지기구(IEA) 측에서도 올해 전기차 시장 규모가 800만~900만 대 수준으로, 사상 처음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1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BNEF는 3년 안에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2,000만 대를 넘어서고, 자동차 시장 내 비중도 23%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전히 선두 달리는 테슬라…BYD·폭스바겐·현대차 매서운 추격


지금과 같은 전기차 '대중화'는 테슬라가 이끌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7년 사상 처음으로 10만 대 문턱을 넘은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은 이듬해인 2018년 24만5,240대로 2배 이상 증가했고, 코로나19 여파가 컸던 2020년엔 49만9,550대까지 늘었다. 지난해엔 93만6,222대라는 역대 최대 판매 실적을 달성, 연간 '100만 대 판매'도 코앞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테슬라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내려가고 있다. 2019년 이후 20% 이상을 지켜 온 테슬라의 점유율이 3년 만에 처음으로 19.5%로 하락했다. 올 1분기에도 31만 대 이상을 판매하며 여전히 1위지만, 시장 점유율(21.6%)은 전년 동기 대비 3.4%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중국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크게 뛰었다. 특히 중국 내수 시장에서 테슬라를 제치고 1위를 기록 중인 상하이자동차(上汽集团)는 2019년 5.6%에 불과했던 시장 점유율이 2020년 10.6%, 2021년 13.0% 등으로 매년 크게 올랐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배터리 등 핵심 부품에서 경쟁력이 높고 중국 시장의 규모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당분간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오닉6·EV6 GT·EQE·i7·ID.4 등 전용 전기차 신모델 '봇물'


정통 완성차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테슬라 추격에 열을 올리고 있다. ①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지난해 'E-GMP' 플랫폼 기반 전용 전기차 3종을 출시한 데 이어, 2030년까지 전기차 31종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②폭스바겐은 2029년까지 전기차 75종을 출시하고 2035년까지 유럽에서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한다. ③GM은 2025년까지 전 세계에서 30종의 전기차를 선보인다. 포드, GM,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도 테슬라를 뒤쫓기 위해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부턴 지금껏 보지 못한 신차들이 줄줄이 출시된다. 현대차는 첫 번째 세단형 전기차 '아이오닉6'를, 기아의 경우 슈퍼카보다 빠른 전기차 'EV6 GT'를 각각 내놓는다. 또 내년 초엔 '대형 SUV' 전기차 '아이오닉7'과 'EV9'이 출시될 예정이다. 수입차 업체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벤츠는 1회 충전 최대 660㎞(국제기준) 주행이 가능한 E클래스급 전기차 'EQE'를 출시한다. BMW는 플래그십 세단 7시리즈의 전기차 버전인 'i7'을 다음 달 열리는 부산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하고, 연말께 선보일 예정이다. 폭스바겐도 유럽 인기 전기차인 'ID.4'를 올 하반기 국내 시장에 선보인다. 이 밖에도 아우디 'Q6 이트론', 폴스타 '폴스타3', 렉서스 'RZ 450e' 등이 내년 국내 시장에 출시가 예상된다.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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