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도시락이 '나트륨 폭탄'?

입력
2022.06.24 21:59

편의점 도시락의 나트륨 함량이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한 하루 권장 섭취 제한량의 60% 이상인 것으로 밝혀졌다. 도시락 가격대가 높다고 영양의 질이 더 나은 것도 아니었다.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연구팀(조창규 연구원)이 국내 5대 편의점 기업의 도시락 총 71개 제품의 가격대별 영양 질을 비교 분석한 결과다.

편의점 도시락에 제공된 평균 음식 가짓수는 7가지였다. 시판 편의점 도시락엔 곡류군ㆍ육류군은 모든 들어 있었지만, 과일군은 전혀 없었다. 우유와 유제품군은 전체 편의점 도시락의 6%에만 포함됐다.

연구팀은 “현실적으로 편의점 도시락 메뉴를 구성할 때 단체 급식보다 제약이 많다”며 “우유와 유제품군ㆍ과일군을 편의점 도시락 메뉴 일부로 포함하도록 권고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했다.

편의점 도시락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하는 소비자, 특히 결식 우려 어린이는 편의점 도시락과 함께 과일 또는 우유ㆍ유제품을 추가로 사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편의점 도시락의 평균 나트륨 함량은 1.325㎎이었다. 편의점 도시락을 사 먹으면 나트륨을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한 하루 나트륨 섭취 제한 권장량(2,000㎎)의 60% 이상 섭취하는 셈이다. 일반 밥 대신 볶음밥이 담긴 편의점 도시락의 나트륨 함량이 특히 높았다.

연구팀은 “편의점 도시락 제조업체는 자사 제품의 볶음밥에 들어가는 양념 또는 조미료 나트륨 함량을 낮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문했다.

편의점 도시락 제품의 영양의 질은 기업별로 차이가 났다. 편의점 도시락 가격이 높을수록 영양이 더 우수하거나 건강에 이로운 것은 아니었다.

편의점 도시락 가격이 100원 증가할 때마다 에너지 함량은 9㎉씩 증가했다. 개당 가격이 4,200원 이하와 4,300∼4,500원 제품에선 영양 기준을 네 가지 이상 충족한 도시락이 60% 이상이었다. 가격이 4,600원 이상인 편의점 도시락에선 3분의 1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높은 가격이 편의점 도시락 제품의 영양 질을 보장하지 않는다”며 “소비자는 편의점 도시락을 택할 때 가격보다 식품 다양성이나 영양 표시에 대한 이해를 통해 건강한 도시락을 고르는 것이 현명하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지 최근 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