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나타나는 어지럼증…혹시 뇌경색 전조 증상?

입력
2022.06.25 08:30

어지럼증(현기증)이나 불균형 증상이 머리 뒷부분에 발생하는 뇌경색의 전조 증상일 수 있고, 1~3일 이내 의식 저하, 편마비, 언어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머리 뒷부분 양쪽 척추동맥, 기저동맥 뇌혈관에서 나타나는 ‘후순환계 뇌경색’은 전체 뇌경색의 20%를 차지한다.

아주대병원 뇌졸중팀(신경과 홍지만·이진수·이성준·김민 교수)이 2017~ 2020년 4년 간 발병 4.5시간 이내 응급실에 내원한 후순환계 뇌졸중 환자 228명을 분석한 결과다.

연구 결과 228명 중 77명(33.8%)에게서 어지럼증이나 불균형 증상이 나타났으며, 이 중 23명(30%)이 의식 저하, 편마비, 언어장애 등 신경학적 중증 증상을 겪어 응급실로 내원했다. 23명 중 18명(78%)이 1일 이내, 총 20명(87%)이 3일 이내 응급실로 내원했다.

연구팀은 환자들을 △어지럼증과 불균형이 주증상 △의식 저하, 편마비, 언어장애 등 중증 신경학적 증상 동반 △재관류 치료 프로토콜 중증도에 따라 3개 그룹으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신경학적 중증 증상이 없는데 병원을 찾았다면 어지럼증과 불균형 증상 여부와 치료 예후는 관련성이 없었다. 오히려 말이 어눌해지는 구음장애가 있을 때 치료 예후가 좋지 않았다.

중증 신경학적 증상을 동반한 뇌경색 환자는 정맥 내 혈전 용해술(증상 발생 4.5시간 이내 병원 방문 시 가능)과 기계적 혈전 제거술(증상 발생 8시간 이내, 8~24시간 병원 방문 시 선택적 시행 가능) 등으로 막힌 혈관을 빨리 뚫어야 신체적 장애를 남기지 않거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전순환계 뇌경색 환자들은 편마비나 언어장애 등 명확한 증상으로 내원한다. 그러나 후순환계 뇌경색 환자는 어지럼증, 균형 장애, 복시 등 다양한 증상을 보여 신속한 재관류 치료를 적용하는 게 어려웠다.

교신 저자인 이성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중증 후순환계 뇌졸중과 응급실을 내원하는 흔한 증상인 현기증과 불균형 증상 간의 시간적 연관성과 발생 빈도를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했다.

제 1저자인 김민 교수는 “어지럼증 발생 이후 1~3일 이내 의식 저하, 편마비, 언어장애 등 중증 증상이 나타나면 60% 정도에서 재관류 치료가 필요했다”며 “이런 증상을 겪으면 즉시 재관류 치료가 가능한 큰 병원으로 가는 것이 좋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Frontiers in neurology’에 지난 5월 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