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 1730원 인상 vs 동결... 갈등 본격화

입력
2022.06.23 18:25
최저임금위원회, 제6차 전원회의 개최 
경영계 "지금도 최저임금 부담 커... 인상 말도 안 돼"
노동계 "경기침체 위험, 취약계층에 독"

경영계가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요구안으로 올해와 같은 9,160원 동결안을 제시하면서 1,730원 인상(1만890원)을 요구한 노동계와의 갈등이 본격화됐다.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들은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6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 수준으로 동결할 것을 요구했다. 노동계는 지난 21일 최초요구안으로 올해보다 1,730원(18.9%) 인상된 시간당 1만890원을 제시한 바 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최저임금 결정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지불능력이라고 본다"면서 "업종별 구분 적용이 불가능해진 이상, 내년 최저임금 수준은 반드시 현 최저임금 수준을 감당하지 못하는 업종을 기준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영계는 노동계가 주장하는 최저임금 인상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큰 부담이 된다고 지적했다. 류 전무는 "작년 중소기업의 48.4%가 영업이익으로 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등 소상공인, 중소기업의 지불능력은 이미 한계상황에 직면했다"면서 "노동계가 제시한 1만890원에 주휴수당을 감안하면 1만3,000원을 넘게 되고, 이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문을 닫으라고 강요하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노동계는 최저임금 인상이 관철돼야 한다고 맞섰다. 이동호 근로자위원(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지난달 고용률이 동월 기준 역대 최고치이지만, 특수 고용노동자나 비정규직 등 일용직 취업자 감소가 지속돼 최저임금에 영향을 받는 저임금 노동자들이 어렵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중앙은행 총재가 취약계층 보호를 이례적으로 언급할 정도인 만큼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오지혜 기자
세종=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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