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단비" LCC업계, 고용유지지원금 90일 연장에 '안도'

입력
2022.06.25 15:00
여름철 성수기 앞두고 3개월 시간 벌었다
LCC업계 회복 위해선 '알짜' 일본 노선 열려야


"당장 무급휴직을 면했습니다. 가뭄에 단비 같습니다."


고용노동부가 어려움이 지속되는 항공업계에 대한 유급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을 90일 연장하기로 의결하자 저비용항공사(LCC)들은 크게 안도하며 이렇게 말했다. 8월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항공편을 늘리기 위해선 조종사와 승무원, 정비사 등 인력을 확보하고 있어야 하는데, 휴직 인력을 차례차례 복귀시킬 준비 시간을 벌었다는 것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 제주항공과 진에어 등 LCC업계는 사전에 받아둔 무급휴직을 유급휴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LCC의 사업량이 크게 줄면서 비용을 절감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번 고용유지지원금 연장으로 당장 재무적 보전을 받게 된 덕분이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휴직을 실시할 수밖에 없는 항공사는 경제적 부담을 일부 덜게 됐고, 휴직을 하는 직원은 급여의 60~70% 수준의 보조금을 받으며 휴직을 이어갈 수 있다.

한 LCC 관계자는 "코로나19로 3년 동안 쌓인 적자에 비하면 '가뭄에 땅 겉면만 축인 수준'이지만 당장 무급휴직에 들어가지 않고 여름 성수기를 준비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다른 LCC업계 관계자는 "항공 산업은 인건비 비중이 높아 고용유지가 매우 중요하다"며 "중국정부는 자국 항공사를 살리기 위해 1조 원 규모 지원자금을 투입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외항사들과 경쟁해야 하는데, 기울기를 조금이나마 완만하게 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LCC의 '알짜노선' 日 노선 열려야


당장 고비는 넘겼지만 LCC업계가 넘어야 할 산은 아직도 남아있다. 여행 수요가 늘어야 비행기를 띄울 수 있는데, 알짜 노선으로 꼽히는 일본 노선이 개인 관광이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점은 한계다. 업계에선 "현재로선 미루고 미루다 출국하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수요가 낮은 상황"이라며 "당장은 추석, 좀 길게 보면 연말은 지나야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LCC업계는 전통적으로 '국제선 비수기'로 꼽히는 11월 이전에 LCC 매출의 기반이 되는 일본 노선이 열리길 고대하고 있다. LCC에서 부기장으로 일하는 A씨는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알짜 노선이 회복돼야 정상화 궤도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한일 교류의 상징인 김포~하네다 노선이 2년 3개월 만에 열린 점은 LCC업계에 반가운 소식이다. 아직 개인 관광은 허용되지 않고 비자도 발급받아야 하지만, 무비자 입국으로 가는 수순으로 볼 수 있어서다.

다른 LCC업계 관계자도 "국토부가 하늘 길을 열었다고 하지만 여행 수요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당장 무급휴직에 들어가면 비행편은 늘어나는데 인력이 부족해져 저비용항공산업 회복이 어려워질 뻔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박지연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