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집콕'에 익숙해진 요즘, 세상 밖으로 나오길 꺼리는 청년들이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만 18~34세 남녀 3,52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 중 3.4%가 "집 밖으로 외출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이 표본조사를 토대로 하면 국내 청년 인구 1,100만 명 중 3.4%인 약 37만 명이 은둔 생활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옵니다. 이는 2017년 진행된 같은 연구에 비하면 약 7만8,222명이나 증가한 규모입니다.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를 뜻하는 일본어)' 문제가 대두된 건 1990년대 일본 경제 불황 때부터인데요. 일본 후생노동성은 "△사람들과 대화하기를 꺼리고 △낮에는 잠을 자고 밤이 되면 일어나 텔레비전을 보거나 인터넷에 몰두하고 △자기혐오나 상실감 또는 우울증 증상을 보이며 △부모에게 응석을 부리고 심하면 폭력까지 행사하는 증상이 6개월 이상 계속되면 히키코모리"라고 제시합니다.
2019년 6월에는 일본 중앙부처 차관까지 지낸 70대 남성이 40대 히키코모리 아들을 살해하면서 '중년의 은둔형 외톨이' 문제가 사회 문제로 부각되기도 했죠. 2015~2020년 일본의 고독사 사례를 보면 52%가 65세 미만의 중년인구라고 합니다.
은둔 청년 문제가 한국 사회에 알려진 건 2000년대로, 2005년에는 은둔형 외톨이라는 용어가 처음 국내 정신의학계에 나타났습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소장파 정신의학자이자 히키코모리 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사이토 다마키는 "어떤 가정의 아이일지라도 은둔할 가능성이 있다"며 "고치겠다는 각오와 끈기만 있다면 치료가 결코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은둔형 외톨이는 조현성 성격장애와 구분해야 한다고 하는데요. 대부분의 히키코모리는 주변과 친하게 지내고 싶은 욕구는 있지만 그에 대한 표현이 어려운 경향을 보이는 반면, 조현성 성격장애는 주변에 대한 관심과 욕구가 전혀 없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