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문화학회는 국학연구원과 지난 18일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유라시아의 적석단총 문화와 한반도'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었다.
이번 학술대회는 유라시아 신석기~청동기시대 유라시아 전역에 걸쳐 있던 적석단총(적석제단 겸 무덤)문화를 분석,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왜곡된 만주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 동북공정에 대한 한국학계의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1부는 단국대 엄기표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청구고고연구원 유태용 원장은 ‘한국 신석기시대 적석묘의 검토’를 통해 한반도 신석기시대 적석형 묘제는 요동반도 신석기시대 적석총과 함께 시원적인 묘제의 성격을 띠고 있음을 밝혔다.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정경희 교수는 동북평원 우수리강 일대에서 2020년 새롭게 발굴된 소남산유적의 적석총문화가 요서지역으로 전파되었음을 주장했다. 그간 요서지역(흥륭와-홍산문화)을 중심으로 진행된 중국 동북공정의 오류를 전면적으로 반박하는 연구 결과다. 소남산유적은 서기전 7200년~서기전 6600년경 동북아 최초의 적석총 유적이자 동북아 특유의 옥석기문화의 원형을 담지하고 있는 주요 유적으로, 2019년도 중국에서 ‘전국10대고고신발굴’의 하나로 선정되었고, 2020년 12월 27일 중국 CCTV로도 방영된 바 있다.
제2부에서 이헌재 연구원(한국민주화운동기념관)은 이스라엘 중남부 지역의 거석유적의 분포 · 특징 · 형식을 분류하고, 레반트 아나톨리아고원~메소포타미아~만주·한반도의 입석·열석유적이 같은 계통임을 밝혔다.
남상원 학예연구사(국립문화재연구원)는 국립문화재연구원에서 2015년부터 발굴조사해오고 있는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제티수지역에 위치한 사카문화(스키타이문화) 카타르토베 고분군(쿠르간)에 대한 조사 내용을 새롭게 소개했다.
임재해 명예교수(안동대학교)는 만주·한반도 적석단총문화의 성격을 만주·한반도지역 특유의 고대 제천의례 전통, 또 이를 계승한 민간의 마을굿 문화로써 조명, 만주지역 고고학을 민속학과 연계해서 해석하고 만주지역 적석단총이나 고인돌 등에서 행해진 제천문화의 명맥이 끊이지 않고 현재 한국의 공동체신앙인 마을굿으로 전승되고 있음을 밝혔다.
유라시아문화학회 관계자는 "이번 학술대회는 유라시아 신석기~청동기 적석단총 연구를 통해 한반도·만주사를 유라시아사의 일환으로 바라보는 거시적 안목이 제시되었다"며 "특히 우수리강변 소남산문화가 동북아 적석단총문화의 원류이자 요서지역 적석단총문화의 원류라는 새로운 시각이 제시됐던 점에서 한국학계가 오랜 동북공정의 굴레를 넘어서 새로운 활로를 찾아가고 있는 현주소를 확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