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은 시신경이 서서히 손상되면서 시야가 좁아지다가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질병이다. 녹내장은 3대 실명 질환으로 '소리 없는 시력 도둑’으로 불린다.
시야 손상이 주변부에서 중심부로 진행되다 보니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다가 중ㆍ말기가 되면 중심 시야가 손상되면 시력 저하가 뚜렷해지고, 방치하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이시형 순천향대 부천병원 안과 교수는 “녹내장으로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은 다시 회복되지 않는다”며 “조기 발견해야 실명을 막을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했다.
녹내장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눈 압력인 ‘안압’이 높아지면서 시신경이 눌리거나, 시신경 혈류 장애가 생겨 시신경이 손상되는 것이 주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녹내장은 크게 ‘개방각 녹내장’과 ‘폐쇄각 녹내장’으로 나뉜다. 우리 눈에는 홍채와 각막 사이에 각이 진 통로 ‘전방각’이 있다. 이곳으로 눈 내부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물인 ‘방수(房水)’가 배출된다.
전방각이 열려 있는 정상적인 형태에서 녹내장이 발생하면 개방각 녹내장, 눈의 구조적인 문제로 전방각이 닫혀 방수가 제대로 배출되지 않으면서 급격한 안압 상승으로 녹내장이 발생하면 폐쇄각 녹내장으로 구분한다.
전체 녹내장 환자의 75% 정도는 개방각 녹내장이다.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가 서서히 시신경 손상이 진행되면서 중ㆍ말기가 돼야 시야 결손과 시력 저하 증상이 나타난다.
폐쇄각 녹내장은 급격한 안압 상승으로 눈이 충혈되고 물체가 흐리게 보이거나 빛이 번져 보이며, 심한 안구통, 두통, 구역감 등이 나타난다. 이때 응급 상황이므로 빨리 병원을 찾아 진단ㆍ치료를 받아야 한다.
녹내장 진단은 우선 안압을 측정하고, 안저(眼底) 검사와 빛 간섭 단층 촬영을 통해 시신경 손상 여부, 시야 검사로 시야 결손 유무를 확인한다.
치료법은 약물, 레이저, 수술 등이 있다. 처음에는 약물로 치료하고, 약물만으로 안압 조절이 되지 않으면 레이저 치료나 수술을 해야 한다.
이시형 교수는 “녹내장 치료 목적은 안압을 낮춰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40세 이상이거나, 40세 미만이더라도 당뇨병ㆍ고혈압 같은 만성질환, 고도 근시, 녹내장 가족력이 있으면 매년 한 번 정도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이어 “녹내장을 치료하고 있다면 안압이 높아지지 않도록 일상생활에서 무거운 짐을 들거나 물구나무 서기, 목이나 허리가 꽉 조이는 옷 등은 피하면 좋다.
또한 자전거 타기ㆍ달리기ㆍ등산 등 유산소운동은 눈의 혈액순환을 돕고, 토마토ㆍ브로콜리ㆍ해산물 등 항산화 음식을 섭취하면 시신경 보호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