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침체 'R' 공포…행정부 낙관론 vs 경제전문가 비관론 누가 맞을까

입력
2022.06.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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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美 재무 "경기침체 불가피한 건 아냐"
WSJ 조사 경제전문가 "1년 내 경기침체 44%"

미국 경제는 곧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까, 아니면 다시 성장 반전을 이룰 수 있을까. 조 바이든 행정부 고위 경제관료들이 19일(현지시간) 일제히 “경기침체(recession)가 피할 수 없는 일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과거 경기침체와는 다른 낙관적 지표들이 많다는 게 이들 주장의 근거다. 하지만 미국 경제 전문가들은 1년 내 경기침체 확률이 절반에 가깝다는 비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인플레이션에 더해 우크라이나 전쟁, 공급망 교란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 같은 경제 불안 요소가 산재해 있다는 이유에서다.

바이든 행정부의 장관급 인사들은 이날 미국 방송 인터뷰 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 큰 경기침체를 야기하지 않고도 인플레이션 억제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ABC 인터뷰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일자리 증가세와 실업률 하향 안정 등 노동시장이 견고하기 때문에 경기 둔화는 있을지 몰라도 침체는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이었다. 미국 소비자의 은행 잔고도 충분하고 소비 여력도 여전하다는 것이다.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도 CBS 인터뷰에 나와 유사한 논리를 되풀이했다. “많은 사람이 미국 경제의 강점과 회복탄력성을 평가절하하고 있다”고도 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도 16일 미 AP통신 인터뷰에서 경기침체 우려를 반박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물가를 잡기 위해 중국산 일부 제품 고율 관세 해제, 유류세 한시 면세 등의 대책 발표도 준비하고 있다고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전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목소리도 크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코노미스트 53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향후 12개월 내에 경기침체가 올 확률’ 답변 평균치가 44%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1년 내에 미국에 경기침체가 닥칠 가능성이 절반에 가깝다고 답변자들이 전망했다는 것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됐던 2007년 12월(3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20년 2월(26%) 조사 결과와 비교해도 현재 경기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는 의견이 더 많다는 의미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일했던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NBC방송 인터뷰에서 '역사적 추세에 따라 내년 말까지는 경기침체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식량과 기름 가격 급등 같은 연준의 통제를 넘어선 공급 측면 난제를 이유로 들었다.

실제로 17일 공개된 미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50.2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오일쇼크가 극심했던 1980년 5월(51.7)보다도 낮은 수치다. 연준의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후 미국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1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고 경제가 조정국면에 접어들면서 더 많은 혼란이 앞에 놓여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는 분석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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