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절반 이상이 향후 1년간 우리 경제를 비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여론조사업체인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 14∼16일 성인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3%가 향후 1년간 우리나라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응답자의 18%는 '좋아질 것'으로 예측한 가운데 24%는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5월 동일한 조사에 비하면 낙관론은 5%포인트 줄고, 비관론은 13%포인트 늘어나면서 비관론이 낙관론보다 35%포인트 앞섰다. 또한 2020년 12월(54%) 이래 비관적인 응답 비중이 가장 높았다.
갤럽에 따르면, 통상 경기 전망은 지지정당 혹은 정치적 성향에 따라 좌우된다. 정부·여당 지지자들은 경기를 긍정적으로, 야당 지지자들은 부정적으로 보는 편이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는 정치 성향 보수층의 51%, 국민의힘 지지층의 46%가 향후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유권자 성향을 막론하고 모두가 경제를 어둡게 본 셈이다. 우리 경제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공급 충격 탓에 고물가·고금리·고환율과 자산시장의 침체가 겹친 '퍼펙트 스톰'(총체적 복합위기)까지 고려해야 할 형편이란 얘기다. 기획재정부도 지난 17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 6월호'에서 2020년 초 이후 처음으로 '경기 둔화' 전망을 공식화했다.
향후 1년간 살림살이에 대해서도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16%에 그친 반면 '나빠질 것'으로 내다본 시각은 34%, '비슷할 것'이란 예측은 48%로 집계됐다. 낙관론은 지난달보다 4%포인트 줄고 비관론은 12%포인트 늘었다. 경기 전망과 마찬가지로 2020년 12월(39%) 이후 가장 비관적이다. 국제분쟁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56%는 '증가'할 것으로 점쳤고 11%는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
향후 1년간 집값 흐름도 경기 전망의 영향으로 하락적인 관측세가 상승 전망을 앞섰다. 실제 응답자의 27%는 '오를 것'으로, 22%는 '변화 없을 것'으로, 44%는 '내릴 것'으로 예견했다.
동일한 조사에서 하락적인 시각이 상승 전망을 앞선 것은 2019년 6월 조사 이후 3년 만이다.
지난 대선 이후 부동산 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감으로 집값 상승과 하락 전망 간 격차가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고,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 드라이브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도 위축될 가능성이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