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이 고유가 상황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자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나섰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 제재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고 있지만, 그외 국가들이 러시아산 원유를 구입하는건 문제될 게 없다는 것이다.
16일(현지시간) 비즈니스테크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그웨데 만타셰 남아공 광물자원·에너지부 장관은 전날 의회의 국내 기름값 급등 대책 논의에서 "우리는 러시아산 원유를 저가에 수입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그건 제재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남아공과 같은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의 신흥 경제 5개국) 회원국인 인도와 중국은 싼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하고 있다. 만타셰 장관은 블룸버그통신과 통화에서 러시아산 원유 수입 방안은 "하나의 아이디어"라면서, 최종적으로 결정되려면 복잡한 정부 조달 절차를 우선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남아공 휘발윳값은 7월 리터당 2랜드(약 162원)가 또 올라 사상 최고치인 리터당 26.18랜드(약 2,121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젤유 가격도 리터당 1.18랜드 오른 리터당 24.27랜드로 역시 역대 최고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별도로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식량 안보 대책 등을 논의했다고 타스통신 등이 크렘린궁을 인용해 전했다. 크렘린궁 공보실은 "러시아 농산물과 비료를 특히 남아공을 비롯한 아프리카 대륙에 공급하는 문제들이 상세하게 논의됐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가가 급등하고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 등이 막히면서 아프리카 국가들의 식량 안보 문제가 야기되는 상황이다. 비료 가격도 이전보다 3배나 급등해 아프리카 농업에 타격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