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을 두고 "구청장 부인도 그런 행보는 하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방문 그 자체는 좋지만 지인을 데리고 갔다는 건 기본과 상식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김 여사는 13일 경남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할 때 사인(私人) 동반 등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윤 의원은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여사의 지인 동행 논란에 대통령실이 '비공식 일정'이라고 반박한 데 대해서도 "(영부인 일정은) 공식 일정 비공식 일정 또는 공개 일정 비공개 일정으로 크게 나눌 수가 있는데, 이건 공식 일정이고 공개 일정"이라고 못 박았다. 이런 일정에 굳이 사인을 동반해 논란을 자초했다는 말이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미국에 간다고 하는데 영어 잘하는 지인이 있다고 1호기에 태우지 않지 않느냐"라고 덧붙였다.
논란이 일자 윤 대통령은 "대통령을 처음 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랐다)"이라는 취지로 해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서도 윤 의원은 "대통령은 모두가 처음 하는 거다. 대한민국 대통령 두 번 하면 그건 독재자"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사적 지인들이 동행했다라는 것은 대단히 큰 실수이며 명백한 실수로 사과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대선 공약을 파기하는 한이 있어도 이전처럼 제2부속실을 설치하고 정식으로 김 여사를 보좌하는 것이 좋다고도 조언했다. 윤 의원은 "통상적으로 제2부속실에 행정관 2, 3명을 두는데, (대통령실이) '3명이 들어와서 김건희 여사의 일을 도와주고 계신다'라고 하면 제2부속실을 운영하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인 셈"이라며 "빨리 김건희 여사를 서포트하는 것들은 시스템 안으로 들어와야 되는 일"이라고 제안했다.
윤 대통령의 취임 첫 한 달 행보에 대해서는 "한가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윤 의원은 먼저 윤 대통령의 주말 빵집 방문 등 사적 활동에 대해 문제 삼을 수 없다면서도 경호에 따른 "국민 불편", "대통령의 일정 하나하나가 메시지"인 점을 들어 역대 대통령들이 이를 피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지금 서초동 아파트에 계신다. 그러면 퇴근 이후에 어떤 보고체계가 갖춰 있냐, 유선상으로만 하냐, 이건 대단히 좀 궁금하다"며 "퇴근 이후와 휴일을 온전히 재충전의 시간으로 쓰고 계신 거냐, 만약에 휴일을 산책하고 쇼핑하고 이런 일로만 보낼 수 있다면 세상 정말 좋아진 거"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어 "긴장감이 없어 보인다. 국민 경제가 휘청휘청하는데 최근 한 달간 대통령 일정에서는 그런 긴장감이 보이지 않는다"며 "서민들의 형편과는 너무 괴리돼 있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국정운영 5년의 방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윤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콘셉트를 보여주는 일정이 좀 없는 것 같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취임) 당일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를 설치했다. 이 정책이 성공했냐 실패했냐를 차치하고, (취임 첫 한 달은) '5년 동안 이 일을 할 거야'라는 걸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정부에서 발탁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국무회의 참석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의 통보를 받은 데 대해서는 "소위 말해서 왕따를 놓고 있다고 하더라. 그건 정말 속좁은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감정싸움 하듯 네 편 내 편 나누는 것은 온당치 않다. 윤석열 대통령이 폭넓게 정치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