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룡 경찰청장은 16일 행정안전부의 경찰권 통제 움직임과 관련, “지난한 역사를 통해 경찰동료와 선배들이 지켜온 경찰법의 정신과 취지가 퇴색되지 않도록 저에게 주어진 소임과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이날 경찰 내부망 ‘폴넷’ 내 게시판 ‘현장활력소’에 서한을 올려 “결코 직(職)에 연연하지 않고 역사에 당당한 청장이 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상민 행안부 장관 지시로 만들어진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는 행안부 내 경찰을 관리ㆍ감독하는 부서를 만드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최근 경찰 내부에서 ‘경찰청장 용퇴론’까지 공개 거론되며 반발이 거세지자, 김 청장이 직접 입장을 표명하며 조직 분위기 수습에 나선 것이다.
그는 “경찰의 민주성 중립성 독립성 책임성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고 국민을 향하는 영원불변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최근 이 장관이 “경찰이 왜 독립을 해야 되나”라며 경찰 독립성을 부정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이를 반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청장은 이어 “조만간 구체적 안이 발표되면 14만 경찰의 대표로서 여러분의 명예와 자긍심이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우리 청의 입장을 명확히 표명하고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일부 내용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동료 여러분의 걱정이 커지고, 울분 또한 쌓여감을 잘 알고 있다”면서 “현장 경찰관 여러분은 청장을 믿고 국민안전과 민생보호라는 본연의 책무에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청장은 이미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찰권 통제뿐 아니라 경찰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고자 했던 1991년 경찰법 제정 정신이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며 행안부의 직할 통제에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