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전 대통령 추천 '짱깨주의의 탄생' 주요 서점 역사 베스트셀러 1위

입력
2022.06.16 07:42
"한중 외교, 국익과 실용 조화시킨 관점 필요"
文 추천 직후 베스트셀러 100위권 밖에서 1위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추천했던 책 '짱깨주의의 탄생'이 주요 대형서점 역사 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16일 온라인서점 예스24가 집계한 6월 2주차 베스트셀러 역사 분야에서 김희교 광운대 교수의 '짱깨주의의 탄생'이 1위를 기록했다. 4월 25일 출간된 이 책은 지난주 역사 분야 베스트셀러 100위권 밖에 있었다. 이 책은 같은 날 교보문고 인터넷 주간 베스트(6월 9일~15일) 문화‧역사 분야, 온라인서점 알라딘의 6월 2주차 베스트셀러 역사 분야에서도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알라딘 6월 1주차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이 책은 역사 분야 49위에 올랐었다.

'짱깨주의의 탄생'은 한국 언론에서 중국을 꾸준히 독재 국가로 규정해 왔지만, 이는 서구 민주주의를 표준화한 결과물일 뿐이라고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짱깨'라는 용어가 국내에 등장한 시기와 개념, 역사성을 설명하면서 혐오로 확산된 중국 담론의 편견과 오해를 바로 잡고, 한국 사회에 비판적 중국 담론이 왜 필요한지 설명한다. 저자인 김 교수는 한국이 다자주의 시대의 주역이 될 수 있음을 피력하며 탈식민주의 관점에서, 평화체제의 관점에서 한중 관계를 조명한다. 지난 8일 문 전 대통령이 추천한 이후 판매가 급증했다.

문 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오랜만에 책을 추천한다"며 "김희교 교수의 '짱깨주의의 탄생', 도발적인 제목에 매우 논쟁적이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다양한 관점 속에서 자신의 관점을 가져야 한다"며 "이념에 진실과 국익과 실용을 조화시키는 균형된 시각이 필요하다"고 했다.

"책 추천이 내용에 대한 동의나 지지가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반중(反中)에 대한 반박 성격이 짙은 이 책을 추천한 데 대해 정치권에선 "문 전 대통령이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참여하며 중국을 견제하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 기조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려는 의도 같다"는 말이 나왔다. 정부는 지난달 21일 한미 정상회담 때 IPEF 가입을 공식화하고 출범 멤버로 참여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이 임기 중 추천한 책은 이내 베스트셀러에 오르곤 했다. 2017년 여름휴가 때 소개한 '명견만리' 시리즈 도서 판매량은 언급 직후 판매량이 전주 동기 대비 2,636%(예스24 집계 기준)까지 증가하기도 했다. 지난 2019년 설 연휴에 읽은 '사랑할까, 먹을까'는 1,733% 뛰었다. 2020년 9월 1일 SNS에서 추천한 '코로나 사피엔스', '오늘부터의 세계', '리더라면 정조처럼', '대한독립군 총사령관 홍범도'의 열흘간 도서 판매량은 추천 직전 열흘보다 225~1,280% 증가했다.

이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