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전년보다 4계단 떨어진 27위를 기록했다. 경제 성과와 정부 효율성, 기업 효율성 부문 순위가 모두 내려앉은 게 하락을 이끌었다.
1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D의 ‘2022년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 한국은 지난해 23위에서 올해 27위로 4계단 하락했다. IMD의 평가 대상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 신흥국을 더한 63개국이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이면서 인구가 5,000만 명을 넘는 7개국 중에선 미국(10위)과 독일(15위), 영국(23위)에 이어 4위를 유지했다. 프랑스(28위)·일본(34위)·이탈리아(41위)보단 상위에 올랐다.
부문별로 보면 인프라 분야 순위가 1계단 상승(17위→16위)했으나 경제성과(18위→22위)와 정부효율성(34위→36위), 기업효율성(27위→33위) 순위는 모두 하락했다. 계속된 확장재정으로 국가채무가 늘고 국내 경제 상황마저 악화하면서 국가경쟁력도 후퇴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국내 경제·국제 무역·국제투자·고용·물가 등 5개 세부 분야로 평가하는 경제성과 부문에선 국내 경제 순위 하락폭(7위→12위)이 가장 컸다.
정부 효율성 분야 순위 하락은 재정·조세정책 평가가 악화한 영향을 받았다. 특히 재정 분야에서 미래에 연금이 잘 적립되는 정도를 평가한 순위가 종전 35위에서 50위로 15계단이나 급락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 비중 순위도 6위에서 9위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재정 분야 순위는 6계단 하락(26위→32위)했다.
기업 효율성 부문 역시 대기업의 국제기준 효율성 순위(22위→35위)와 기업의 신속한 위기대응정도(35위→50위), 두뇌 유출(24위→33위), 노동자 동기부여도(43위→52위) 등 세부 지표가 크게 하락하면서 6계단 주저앉았다.
국가별 순위는 덴마크가 지난해보다 2계단 상승해 1위에 올랐다. 지난해 1위였던 스위스는 2위로 하락했고, 이어 싱가포르와 스웨덴, 홍콩이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기재부는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 등을 통해 공공·노동·교육·금융·서비스 5대 부문 구조개혁과 민간 활력 제고 등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강도 높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1989년 IMD가 국가경쟁력 순위를 발표한 이래 한국의 역대 최고 순위는 22위(2011~2013년), 최저 순위는 41위(1999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