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20명 중 19명이 코로나19 항체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방역 당국은 시간이 지날수록 항체 방어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재유행 예상 시기인 가을쯤 방어력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항체 양성률을 높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4일 코로나19 항체 양성률이 94.9%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1~4월 전국 16개 시도에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0대 이상 1,61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항체 양성률 조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 S(spike) 항원, N(nucleoprotein)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 보유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S항체는 코로나19 자연감염과 백신 접종에 모두 반응한다. N항체는 자연감염에만 반응한다. S항체 양성자는 1,530명(94.9%), N항체 양성자는 241명(15%)으로 조사됐다. 특히 자연감염 비율은 1월 0.6%, 2월 2.5%, 3월 16.5%, 4월 36.1%로 증가했다. 2~4월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전체 인구의 30% 이상이 감염되면서 상당수가 항체를 얻은 셈이다.
방대본은 "지역사회 내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자연감염에 의한 항체 양성자뿐 아니라 미진단 감염자도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미진단 감염자란 실제 감염이 됐지만 검사를 받지 않은 확진자다.
그러나 항체 양성률이 높다고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항체 지속 기간은 보통 6개월 정도로, 가을 이후 항체 방어력이 서서히 떨어질 수 있다. 환자 1명의 전파력을 나타내는 감염재생산지수(Rt)는 0.79로 지난주(0.74)보다 소폭 상승했다. 최근 4주간 이어진 감소세가 멈춘 것이다.
오미크론 하위 변이 감염자도 점차 늘고 있다. 지난주 세부 계통 변이가 67건 추가로 확인됐다. 이 중 54건이 해외 유입 사례로,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격리 의무가 해제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20% 이상 높은 BA.2.12.1은 39건 추가 확인됐는데, 33건이 해외 유입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우세종이 된 BA.4와 BA.5는 각각 6건, 22건이었다. BA.4는 모두 해외 유입 사례고, BA.5는 15건이다. 이에 따라 세부 변이 누적 감염자는 176명으로 늘었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자연감염이라고 해도 시간이 지날수록 항체가 저하될 수 있다"며 "고위험군별로 파악하는 게 예방접종을 포함해 향후 예방정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