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과 거리가 멀었던 KIA와 LG가 올 시즌 ‘대포 군단’으로 거듭나고 있다.
13일 현재 KIA는 올 시즌 60경기에서 54개의 홈런을 날리며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고 LG도 61경기에서 홈런 48개(2위)로 KIA를 바짝 추격 중이다. 두 팀 모두 그간 팀 홈런이 많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홈런 페이스다.
먼저 KIA는 홈런으로 뽑아낸 점수가 99점으로 10개팀 중 가장 많다. 승부를 결정짓는 홈런도 늘어나 ‘영양가’도 만점이다. 지난 9일 LG전에선 홈런 3개로 4점을 내며 5-1로 승리했고, 앞선 두산과 3연전에서는 소크라테스의 역전 3점포, 박동원의 쐐기 만루포, 최형우의 추격 2점포가 잇달아 터지며 ‘시리즈 스윕’을 이뤄냈다. 장타율 또한 0.409로 10개팀 가운데 유일하게 4할을 웃돌고 있다.
역시 중심 타선인 ‘나ㆍ황ㆍ소 트리오’의 활약이 돋보인다. 올 시즌 새롭게 팀에 합류한 소크라테스(11개ㆍ공동 2위)와 나성범(9개ㆍ11위), 그리고 지난해까지 5시즌 통산 홈런이 20개에 불과했던 황대인(9개)도 폭발적인 장타 페이스를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 불혹을 앞둔 최형우(4개)도 시즌 초반 부진을 씻고 지난달 말부터 홈런포를 본격적으로 가동 중이다.
KIA는 오랜 기간 ‘홈런 가뭄’에 시달렸다. 지난해 팀 홈런 66개로 최하위였고 2020년(6위)과 2019년(10위), 2018년(5위)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KIA가 팀 홈런 1위를 차지한 것은 무려 18년 전인 2004년이고 이후엔 2011년 2위에 오른 게 최고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 있지만 이대로라면 18년 만에 팀 홈런 1위를 달성할 수도 있다. ‘투고타저’ 시즌이었던 2004년 당시 KIA는 143개의 홈런을 치며 한화(140개)를 간발의 차로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홈런 5걸에 든 선수는 없었지만 심재학(22개ㆍ8위) 장성호(19개) 이종범(17개) 홍세완(15개) 손지환(13개) 등 고르게 터졌다.
'소총 부대'였던 LG 역시 올 시즌엔 달라진 모습이다. LG는 창단 이후 팀 홈런 1위를 차지한 적은 한 번도 없고 2012~18년까지 무려 7년 동안 최하위권이었다. 1996년 2위, 2010년과 2020년 3위에 오른 것이 최고였다. 올 시즌 '홈런 군단'으로 변신한 중심엔 김현수(11개ㆍ공동 2위)가 서 있고, 오지환(10개)도 개인 커리어 최고의 홈런 페이스를 보이며 팀 홈런을 쌍끌이 중이다. 또 최근 2군으로 내려가긴 했지만 ‘잠실 빅보이’ 이재원도 7개의 홈런을 생산했고, 늦은 나이에 KBO리그에 입성한 손호영도 홈런 2개를 포함, 장타를 펑펑 터뜨리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만 현재의 홈런 페이스를 유지하기 위해선 6월 들어 타격감이 떨어진 김현수, 이재원의 반등은 필요하다. 류지현 LG 감독은 “선수마다 타격 사이클이 있다. (김현수는) 본인 애버리지는 하지 않겠느냐”며 신뢰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