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 아픔이 이어지는 것 같다.”
13일 주한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고(故) 신효순·심미선 양의 20주기 추모제에선 두 소녀를 그리워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등 2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경기 양주시 ‘효순·미선 평화공원’에서 20주기 추모제를 열었다. 추모제는 사고현장 주변 추모 행진을 시작으로, 헌화와 묵념, 추모사, 식수 순으로 진행됐다.
평화공원사업위원회는 효순미선평화공원 인근 부지에 2032년 완공을 목표로 기록관 건립 계획을 밝혔다. 김희헌 평화공원사업위원회 대표는 “그날의 슬픔을 기억하기 위해 효순·미선 양 사건 기록과 시민사회의 진상규명 활동 내용, 촛불집회 사진 등을 전시하는 기록관을 건립하겠다”고 말했다. 2020년 사고 현장 인근엔 국민 성금으로 367㎡ 규모의 ‘효순미선 평화공원’이 준공됐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추모사를 통해 “20년 전, 모두의 가슴에 큰 슬픔으로 남은 신효순, 심미선 두 사람의 이름을 다시 불러본다”며 “지난 8년의 교육감 임기 동안 두 분의 아픔이 단순히 추모와 기억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후대 교육으로 풀어내는 것이 과제였는데 마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강수현 양주시장 당선인도 추모제에 나와 “두 사람의 죽음은 가슴 아프지만, 지금처럼 뜻을 이어가는 분들이 있어 결코 헛된 죽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불평등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희영 전교조 위원장은 “효순이 미선이의 억울한 죽음과 불평등한 한미관계 앞에서 고민과 숙제는 20년이 지났어도 계속된다”고 언급했다.
효순·미선 양은 2002년 6월 13일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56번 국도에서 훈련을 마치고 복귀하던 주한미군 궤도차량에 치여 사망했다. 당시 차량을 운전한 미군 병사가 무죄 판결을 받자 국민의 공분을 초래해 전국적인 촛불집회로 이어졌다.